[젠슌] 21.10.30 그날 밤하늘에 빌었던 소원은

 

 

 

21.10.30

 

 

PM 03:30

 

 

ㅡ

 

.

 

.

 

.

 

당신은 오랜만에 눈을 뜬 느낌을 받습니다.

 

오랜만이라는 느낌이라니,

 

어딘가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몸이 생각보다 뻣뻣하고 잘 움직이지 않네요.

 

전날 무얼 했는지도 기억이 조금 흐릿합니다.

 

단순히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것 같진 않네요.

 

일단 몸을 일으켜 볼까요?

 

3:31PM슌도 하루오:(멍한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돌아보니 알고 있던 방과는 조금 다릅니다.

 

 

건강 판정

 

3:32PM슌도 하루오: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몸이 생각한 대로 바로바로 움직이진 않지만, 이만하면 그래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자고 일어나서 그런가 봐요.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게 나으려나요?

 

3:33PM슌도 하루오:(뻣뻣한 어깨를 한 팔로 주무르며 짧은 하품을 내쉰다. 너무 푹 잠들기라도 했나? 의아함에 고갤 꾹꾹 누르며 스트레칭을 한다.)

 

무리 없이 잘 움직여집니다.

 

...

 

하루오 무엇을 하고 있든, 시간은 흐르고 있습니다.

 

마침내 병실 속 무력한 정적을 깨고 누군가 병실 문을 두어 번 노크하고 들어옵니다.

 

하루오는 쥰페이를 봅니다.

 

어?

 

쥰페이네요.

 

그러니까...... 쥰페이요.

 

하루오가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쥰페이가 하루오를 껴안습니다.

 

3:34PM쥰페이:하루오, 깨어났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쥰페이는 하루오를 세게 껴안습니다.

 

눈가를 보니 울었을지도 몰라요.

 

하루오는 얼떨떨하게 쥰페이를 마주 안습니다.

 

하루오는 쥰페이의 품에 안긴 채, 하나씩 떠오르는 기억을 읽어냅니다.

 

하루오, 당신은 사고를 당했었죠.

 

그것도 쥰페이와 헤어진 당일에 말이에요.

 

쥰페이와 하루오.

 

우리는 몇 개월 전에 크게 싸우고 헤어졌습니다.

 

이유 같은 건 기억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싸웠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밖으로 나갔다가 꼴사나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게 마지막 기억이었네요.

 

당신은 사고 이후로 몇 개월 동안 의식이 없었습니다.

 

오늘에서야 눈을 뜬 거였네요.

 

괜찮나요, 하루오?

 

사고를 생각하니 다시금 몸이 아찔한 기분을 느낍니다.

 

 

이성 판정

 

3:36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

 

...

 

3:36PM쥰페이:나 이제 어디에도 안 가. 네 옆에 오래오래 있을게, 하루오. 그때.. 정말 미안했어. (네 두 손을 꼭 붙잡으며)

 

 

지능 판정

 

3:37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런데 쥰페이는 원래 일을 하고 있지 않았나요?

 

자신이 사고를 당해서 퇴사라도 한 걸까요.

 

이유야 어떻든, 쥰페이가 옆에 있어준다니 하루오는 마냥 좋습니다.

 

우리가 멀어지게 된 이유 같은 건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

 

3:39PM슌도 하루오:(여전히.. 조금 멍한 눈으로 널 올려다본다. 흐릿한 기억에 조금 인상을 쓰다 버석히 마른 입을 천천히 열어) ... 아니, 나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미안, 괜한 걱정 끼쳤네. ..헤어진 사람한테.. 이럴 필욘 없을텐데.. (말 끝을 흐렸다.)

 

3:45PM쥰페이:(눈을 내리깐채 붙잡고있던 손등을 엄지로 문지르듯 쓰다듬더니 네 마지막 말에 고개를 퍼뜩 든다. 잠시 눈치를 보는지, 말문이 막혔는지 뜸을 들이더니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내가 너랑 싫어서 헤어진 건 아니니까.. (다시금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짚었다가) 넌 조금 불편한가? 이렇게 찾아온거.. (혹시라도 정말 그렇다 할까봐 차마 네게서 시선을 피해 바닥만 보았고)

 

3:50PM슌도 하루오:..그럼 왜? 적어도 난..(싸우더라도 정말 헤어질 마음은 조금도 없었는데.. 마른 입술을 작게 깨물었다 곧 말을 삼킨다. 너를 따라 고갤 숙여 바닥만 응시하더니) ... 싫진 않아. 그냥.. ..좀 놀랐을 뿐이지. 난 이제 네 사람이 아니었을텐데.. 이렇게 와줬으니까... ...(붙잡힌 손 끝을 만지작 거리며 할 말을 골라낸다. 데록 구르던 눈은 곧 너를 향했고) ..정말 내가 싫어져서 헤어진 게.. 아냐?

 

3:58PM쥰페이:... (이런 저런 일로 신경이 곤두서있을 때 너와 싸우기까지 해버렸으니 차마 좋게 끝내기가 어려웠다고, 이미 대답은 생각해두었으나 침묵으로 일괄했다. 제 마음이 이정도로 가벼운 건 아니었으나 그때는 아주 잠깐의 충동에 휩쓸릴 정도로 가벼운 건 사실이었으니까.. 뒤이어 이어지는 네 말에 한층 안도하는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다행이야. 난 네가 껄끄러워할 줄 알았어. 그럴 거라 예상했는데도 네가 곧 퇴원한다해서 일단 무작정 와버렸어. (느릿하게 눈을 꿈뻑이며 너와 눈을 맞춘다.) 당연하지. 난.. 너 없으면 안 되는 거 알잖아. 너 사고 당한게 다 내 잘못같아. 너만 괜찮다면.. 나랑 다시 만나주면 안 될까? (저와 어울리지 않게 아주 소극적이고 자신없는 투로 네게 부탁하듯 물었다. 이제와서 이러는게 너한테는 부담스러울 법 하지만..)

 

4:04PM슌도 하루오:(혹여나 네가 내뱉을 말이, 제 질문에 긍정할까 겁이나 제 주먹을 꾸욱 쥔 채로 답을 기다렸다. 안도를 담은 숨을 짧게 내쉬곤) 그게 왜 네 잘못이야. 그냥.. (어땠더라.. 여전히 흐릿한 기억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정신 팔려서.. 제대로 주윌 살피지도 못한.. ..내 잘못이지. (그런 생각하지마. 가볍게 네 어깨를 두들겼다. 바보.) ...그러니까 이번엔 딴 생각 안 들게 나한테 진짜 잘해줘야해. ..알았지?

 

4:09PM쥰페이:(울상이었던 얼굴이 네 한 마디에 곧바로 웃음기가 접혀든다. 나는 여전히 네 반응 하나하나에 감정이 뒤바뀌는데.. 고개를 주억이며 네 손등에 입술을 묻었다가 뗀다.) 응, 그럴게. 절대.. 네 곁에서 안 떠날거야. (미소를 옅게 띄웠다가 아, 하며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그러고보니 의사 선생님께서 너 깨어나면 오늘 퇴원해도 괜찮다고 하셨어. 너 준비 다 하고.. 내려가자. 괜찮지?

 

4:11PM슌도 하루오:(오랜만에 닿는 손등의 감각이 간지럽고, 낯설기만해 괜히 몸을 움츠리며 뒤로 물렀다. 조금 입을 삐죽이며 널 옆눈길로 흝더니 곧 네 뺨에 가볍게 입도장을 찍고 떨어지곤) 응, 괜찮아. ...아직 우리집 정리는.. 안 했지? ..아, 오늘은 본가 쪽으로 데려다 주려나.. (꿍..)

 

4:16PM쥰페이:(겨우 몇 달이었지만, 그럼에도 제겐 긴 시간동안 네가 움직이는걸 못 봤으니 답답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너와 나눈 스킨쉽은 제법 들뜨게 만들어주었다. 잔뜩 풀어진 얼굴로 너를 응시하더니) ...아, (눈 데굴..) 당연히 정리하지는 않았어. 너 사고난 뒤로 집에 들어갈 생각도 못 하고 옆에 붙어있었거든. 그러니까.. 본가말고 우리집에 가자. 차도 가져왔어. (은근..)

 

4:19PM슌도 하루오:(귀여워..잔뜩 풀어진 네 뺨을 가볍게 주무르듯 만지작 거리더니) ... 너 일은 어쩌고? (솔직히..내가 아니면, 일이랑 결혼할 줄 알았는데.. 조금 놀란 표정으로 널 바라봤다.) ..그렇담 다행이지만.. (가자마자 청소라도 해야하나.. 막연히 드는 생각에 뻣뻣한 고갤 끄덕였다.) ..알았어. 오늘은.. 우리집으로 갈래.

 

...

 

하루오의 간단한 퇴원 수속을 마치고 우리는 집으로 향합니다.

 

쥰페이가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하루오에게 앉으라는 눈빛을 보내네요.

 

4:21PM슌도 하루오:(당연하단듯 조수석에 몸을 구겨 넣는다. 이게..얼마만인지. 시트에 온몸을 맡기듯 늘어지게 앉아버린다.)

 

하루오가 조수석에 앉으면,

 

쥰페이는 운전석에 앉은 뒤 하루오 쪽의 벨트를 먼저 매줍니다.

 

그리곤 자신의 안전벨트도 맨 후 시동을 겁니다.

 

그렇게 우리는 집으로 향합니다.

 

.

 

.

 

.

 

...

 

집에 도착한 우리는 곧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랜만에 들어온 집은 어딘가 좀 바뀐 기분이 듭니다.

 

하루오 당신이 너무 오랜만이라고 느껴서 그런 걸까요?

 

눈에 다시 익힐 겸 둘러보는 게 좋겠어요.

 

[소파], [TV], [서랍장], [작은 테이블]을 볼 수 있습니다.

 

4:22PM슌도 하루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소파를 살핀다.)

 

 

소파

 

푹신해 보이는 소파입니다.

 

쿠션 몇 개가 놓여 있습니다.

 

몇 개월 전에 봤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낯설어 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앉아보면 좀 괜찮을까요?

 

아니면 오래 눈에 두고 있으면 괜찮을까요.

 

 

관찰 판정

 

4:23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그냥 푹신한 소파입니다.

 

쥰페이도 앉으라고 권유해보는 건 어때요?

 

4:24PM슌도 하루오:(쪼르르 소파위에 몸을 뉘여 푹 누워버리더니 곧 옆에 네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 앉으라는 듯 자릴 두들긴다.)

 

청소를 안 했는지 앉음과 동시에 먼지가 공기중으로 흩날립니다.

 

4:25PM쥰페이:(네게 다가가다가 흩날리는 먼지에 콜록이며 네 손을 잡고 일으킨다.) ..미안, 청소를 안 했어. (네 옷을 툭툭 털어주며)

 

4:27PM슌도 하루오:(갑작스레 들어차는 먼지에 반사적으로 마구.. 콜록거린다.) ...얼마나 청소를 안 한거야.. ? ..오랜만에 네 무릎이나 베고 자려했는데.. (꿍얼꿍얼.. 얌전히 몸을 일으켜 TV를 살펴)

 

 

TV

 

하루오가 TV를 켭니다.

 

평소에 보는 채널이 있던가요, 하루오?

 

채널을 눌러도 좋고 누르지 않아도 좋습니다.

 

4:28PM슌도 하루오:(음..그동안 무슨일은 없었나 적당히 채널을 돌려본다.)

 

 

행운 판정

 

4:29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50/25/10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행운 재판정

 

4:29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50/25/10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뉴스가 나오네요.

 

사회에 상용 중인 안드로이드가 사람과 거의 흡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뉴스입니다.

 

안드로이드를 일상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사실은 안드로이드였다, 하루오 당신의 기분은 어떨 것 같나요?

 

 

이어서, 관찰 판정

 

4:30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쥰페이도 하루오가 틀어놓은 뉴스를 가만 봅니다.

 

별 다른 건 없네요.

 

4:31PM슌도 하루오:(..그럼 그냥,많이 놀라겠다?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채널을 돌리다 네게 가볍게 팔짱끼며 네 어깨에 머릴 기댄다.곧 농조로 가볍게) ..우리도 가정용 안드로이드..라도 하나 들일까?

 

4:35PM쥰페이:(다음 속보를 알리는 뉴스를 가만히 보다가 네 온기에 저절로 눈동자가 네게로 향한다. 짧게 고민하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음..) 아니, 나는 너랑 둘이만 있고싶어. 그리고 내가 더 가정적이어서 없어도 돼. (이상한 자신감!) 왜, 너는 하나 두고싶어?

 

4:36PM슌도 하루오:(그말에 헤실 웃으며 기분 좋은 소릴냈다. 이래서 더 좋다니까..) 응, 나도.. 실은 그냥 우리 둘이서만 있는게 더 좋아. (가볍게 발끝을 세워 네 뺨에 두어번 입 맞추더니 서랍장을 살핀다.)

 

 

서랍장

 

TV 아래 서랍장입니다.

 

서랍장 위는 얕은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점점 청소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랍장은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 칸은 쥰페이의 물건들이,

 

다른 칸은 하루오의 물건이,

 

마지막 칸은 두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관찰 판정

 

4:38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쥰페이의 서랍에 못 보던 물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부품 같네요.

 

4:38PM슌도 하루오:(..이게 뭐지? 부품을 들어 살펴본다.)

 

잘은 모르겠지만, 쇳덩이와 비슷합니다.

 

별 다를 건 없습니다.

 

4:39PM슌도 하루오:(다시 부품을 제자리에 두고는 테이블을 살펴본다.)

 

 

작은 테이블

 

소파 앞에 놓인 작은 테이블입니다.

 

쥰페이가 가져다 놓았는지 여러 여행책자가 보이네요.

 

마침 쥰페이가 당신 옆으로 바싹 붙어 앉습니다. 쥰페이가 한 책자를 가리킵니다.

 

4:40PM쥰페이:하루오, 우리.. 내일 여행 가자. 예전부터 가기로 했었잖아. 그, 시간도 많으니까. 너 깨어나면 제일 먼저 여행 가고 싶었어. 그동안.. 서로 일만 하느라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갔으니까. (눈치 슬쩍..) 하와이, 어때?

 

자기가 미리 준비는 다 해놨으니까 여행을 가기만 하면 된다고요.

 

하루오, 당신은 어떤가요? 즐거울 것 같지 않나요?

 

4:42PM슌도 하루오:..하긴, 매번.. 너랑 나랑 바빠서 휴가도 제대로 못내고... (저 역시 아쉬움이 많았기에, 네 제안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 뭣보다..) ..이미 갈 생각뿐이구나? 음.. ..우리 자기가 모처럼 분비해준건데.. 안 갈 이윤없지. ..나도 좋아.

 

쥰페이와 고대하던 여행이라니.

 

그곳에 가서 쥰페이와 쌓을 추억에 기대감이 몰려오나요?

 

날이 더욱 기대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나요.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건 하루오 당신만 알겠죠.

 

다가올 내일이 기다려지는 마음과 함께, 하루가 저물어가네요.

 

.

 

.

 

.

 

...

 

그렇게 잠이 들고, 당신은 꿈을 꿉니다.

 

당신의 곁에는 손을 잡고 있는 쥰페이가 있습니다.

 

손은 한없이 차갑네요.

 

따뜻한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습니다.

 

분명 당신을 안아줬을 때만 해도 따뜻하고 살아있는 듯한 온기였는데......

 

이 꿈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쥰페이가 하루오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4:45PM쥰페이: 하루오, 너는 내가 이래도 날 버리지 않을 거야?

 

당신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쥰페이에게 기이함을 느낍니다.

 

갑자기 공간이 뒤틀립니다.

 

새까만 공간 속에 있는 당신은 쥰페이의 차가운 손을 잡은 채

 

천천히,

 

다시금 쥰페이를 마주합니다.

 

하지만 이제 쥰페이는 없지만요.

 

그럼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하루오 당신의 손을 붙잡고 있는 그 차가운 것은 대체......

 

...

 

쥰페이의 팔입니다.

 

쥰페이의 팔 일부만이 당신의 손을 잡고 있어요.

 

이 괴이한 상황을 보고 있는 당신은, 괜찮은가요?

 

 

이성 판정

 

4:46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관찰 판정

 

4:47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이런 악몽 같은 건 당장 깨는 게 좋겠어요.

 

.

 

.

 

.

 

...

 

당신은 눈을 뜹니다.

 

당신이 손을 놓기도 전에 쥰페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팔이 먼저 하루오의 손을 뿌리칩니다.

 

바닥에 놓인 쥰페이의 팔로 추정되는 것이 꿈틀거립니다.

 

보면 볼수록 기괴하네요.

 

곧 하루오의 눈앞에 다시 쥰페이가 나타납니다.

 

...한 팔이 없는 채로요.

 

그리고 곧 다른 쥰페이도 나타나네요.

 

두 팔이 멀쩡하게 다 붙어있는 쥰페이가요.

 

당신 앞에 나란히 서있는 두 명의 쥰페이가 있습니다.

 

같은 눈빛으로 하루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이요.

 

상황이 다소 기괴하지만요.

 

 

이성 판정

 

4:49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악몽이 틀림없습니다.

 

이만 정말로 눈을 뜨는 게 좋겠어요.

 

꿈에서 깨기 직전인 하루오에게 두 팔이 모두 붙어있는 쥰페이가 무어라 중얼거린 것도 같습니다.

 

 

듣기 판정

 

4:49PM슌도 하루오: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우와..

 

쥰페이가 중얼거립니다.

 

 

4:50PM젠 쥰페이: 조금만 기다려줘, 하루오. 우리가 다시 만나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거야.

 

.

 

.

 

.

 

...

 

기괴한 악몽을 꾸고 일어났지만, 날씨는 아주 좋습니다.

 

여행 가기 딱 좋은 날씨예요.

 

쥰페이는 먼저 일어나서 여행 갈 준비를 이미 마쳤습니다.

 

하루오 당신이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네요.

 

4:51PM쥰페이:잘 잤어? (침대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여네 이마에 짧게 입맞춰줘)

 

4:53PM슌도 하루오:..(벌떡 눈을 뜨자마자 몸을 일으켜 멍하니.. 널 바라보더니 곧 네 위로 올라타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꾸욱 붙잡으며) ..쥰 잠깐 상..의만 벗어볼래?

 

4:54PM쥰페이:...? (당황한 얼굴로 너와 제 상의를 번갈아 보다가 두 팔을 엑스자로 만들어 제 몸통을 가리는 제스쳐를 취한다. 귀까지 붉히고 떨떠름한 얼굴로) 아침부터... 왜그래... (.......)

 

4:56PM슌도 하루오:.. (뒤늦게 눈을 크게 뜨며 손을 떼어내더니)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귓가까지 붉어져 허공에 손을 휘적이다) ...그냥 확..인 좀 해보고싶어서... 이상한 뜻이 있는게 아니라!

 

4:58PM쥰페이:으응, 그렇구나. 확인.. (못 미더운 눈빛이지만 일단 고개부터 끄덕이며 주섬주섬 제 상의를 벗는다. 아침 댓바람부터 네 앞에서 상탈을 해서 민망한지 쭈뼛거리는 모양새로 시선을 피했고) 근데 뭐.. 확인하려고? (끙..)

 

쥰페이의 몸을 살피면,

 

몇 달 전 보았던 몸과 별 다를 거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5:00PM슌도 하루오:..정말 그런 뜻 아니라니까..! (퍽 억울하단 듯 꿍얼거리듯.. 곧 믿을 수 없단 듯 네 팔이나.. 어깨를 마구 주무른다. ...나 정말 엄청.. 네가 상상도 못할만큼 놀랐다고! 정말로!)

 

5:02PM쥰페이:그치, 하루는.. 그런 사람 아니잖아. (네 억울하단 반응에 장난끼가 돋았는지 조금은 느슨해진 투였다. 갑작스런 안마에 황당해하며) ..진짜 왜그래? 꿈에서 내가 뭐, 안마해달라고 했어?

 

5:05PM슌도 하루오:..아니, 네 팔만 뚝.. 떨어져서 막.. ..엄청 차갑고.. 그게 또 내 손만 붙잡고 있고.. (횡설수설 말을 이어가다 곧.. 제 행동이 바보 같아져 허탈한 웃음을 지어낸다.) ...됐어. 꿈이니까.. (그대로 네게 몸을 기대어 꾸욱 끌어안더니,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널 따라 네 눈가에 가볍게 입맞추곤 떨어진다.) ..아침인사 오랜만이지. 잘 잤어?

 

5:09PM쥰페이:응? 팔이 뚝? 공포 영화 보고 잔 것도 아닌데, 무슨... (말끝을 흐리며 눈을 데굴 굴린다. 그래, 꿈은 꿈이니까.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굴었다. 제게 몸을 기대는 너를 마주 안아주더니 짧은 입맞춤에 옅게 미소 짓는다.) 응, 난 잘 잤어. (네 뺨에 여러 번 뽀뽀해주곤 네 허리를 안고있던 팔을 풀어낸다. 우물쭈물 거리다가 눈을 내리깔고) 그, 나.. 옷 다시 입어야해서. (쭈뼛..) 아, 너도 나갈 준비 하자.

 

5:11PM슌도 하루오:..그치. 안 그래도 푹 자다 일어나서 피곤할 것도 없는데 말야.(농... 따라 기분좋은 웃음 소릴 흘리더니 곧 네게서 조금 물러난다.) ..아,응 맞아. ..주,준비 해야지 응. (삐걱삐걱..) 나.. 나 뭐 챙겨가야해? 그..냥 갈 준비만 하면 되나?

 

5:14PM쥰페이:(다시 주섬주섬 검은티를 입었고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주변을 슬 둘러보더니) 음, 옷만 몇개 챙겨주면 될 거 같은데. 칫솔이나 필요한 네 물건은 내가 챙겼어. 캐리어는 저기.. (침실 문쪽에 네것으로 추정되는 하늘색 캐리어를 가리키며) 다 챙기면 나와. 거실에서 기다릴게.

 

5:16PM슌도 하루오:응 알았어. 금방 정리하고 갈게. (네가 가리킨 캐리어를 곁눈질로 살펴보다 잠시 떨어져 있는것도 아쉬워.. 금방 또 네 뺨에 뽀뽀하고 떨어진다.) ..이제 진짜 준비할게!

 

하루오는 옷장으로 가 옷가지들을 챙깁니다.

 

5:17PM슌도 하루오:(옷.. 다른게 더 생기거나 없어진건 없나? 집을 비운지 오래돼서.. 혹시나.)

 

여전합니다.

 

5:18PM슌도 하루오:(그럼..다행이고. 재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갑니다!)

 

5:19PM쥰페이:다 챙겼어? (네게 손을 내밀어 잡으라는 듯 흔들어보인다.) 이제 나가자.

 

5:20PM슌도 하루오:응 오래 기다렸지.(미안.. 짧게 덧붙이며 속 깍지끼듯 네 손을 맞잡는다.)

 

쥰페이가 운전하기 위해 차 키를 챙겨 하루오와 함께 나갑니다.

 

저번처럼 또 친절하게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네요.

 

운전하는 동안 간식 서포트라도 열심히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입이 심심하지 않게요.

 

차는 공항으로 향해 갑니다.

 

.

 

.

 

.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출국심사를 마치고 비행기 좌석에 나란히 앉습니다.

 

가는 길이 멀겠네요.

 

심심하지 않게 쥰페이와 영화라도 같이 보는 건 어떨까요?

 

혹은 음악을 듣거나요.

 

아, 간식과 기내식은 필수라는 거 알죠, 하루오?

 

마침 승무원이 오네요.

 

.

 

.

 

.

 

...

 

그렇게 우리는 한참이 흘러 하와이에 도착했습니다.

 

쥰페이는 바다 근처 작은 펜션을 잡았다고 말해줍니다.

 

변을 걸어도 좋겠고, 바다 근처에 있는 디저트 집에 가서 간식을 즐기는 것도 좋겠네요.

 

쥰페이는 한껏 들떠있습니다.

 

하루오 당신은 어떤가요.

 

5:23PM슌도 하루오:(당연히... 엄청 좋지! 정말 오래간만에 맞은 휴가라, 가볍게 기지갤 펴고 네게 팔짱을 끼며 다가간다.) 쥰, 그렇게 좋아? (..라 말하는 제 표정도 한껏 풀려 마냥.. 웃는 얼굴이지만!)

 

5:26PM쥰페이:(정말.. 아주 간만에 휴가라, 그것도 너와 함께 하는 휴가라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헤어지고 다 끝인 줄 알았는데.. 잠시 그때가 떠올라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금세 네 웃는낯에 따라 풀어진 듯 해보인다. 헤실 웃으며 펜션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응, 엄청 좋아. 그러는 너도 만만치않게 좋아보이는데.. (장난스레 말하며 다른 편의 팔을 뻗어 네 볼을 살짝 꼬집어준다.) 어디 아픈 곳은 없지? 혹시나 싶어서.

 

5:28PM슌도 하루오:아야.. (부러 엄살부리듯 아픈 소릴내다 곧 방긋 웃으며 눈을 굴린다. 음..) ..멀쩡해! 안 그래도 나, 엄청 튼튼하잖아. ..아마 이대로 너랑 달리기 시합해도 내가 이길걸?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하더니 저 역시 네 뺨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제 내 걱정은 말고.. ..이번 여행동안 편하게 쉬다 가자.응?

 

5:32PM쥰페이:(정말 아픈가? 꼬집었던 자리 그대로 네 뺨을 어루만져준다. 매번 네 엄살에 넘어가는 저도 참..) 그건.. 맞지. (..) 난 너한테 못 이기는 거 알잖아. (가볍게 말하며 슬 웃으며 네가 꼬집는대로 얌전히 받아준다.)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어떡해. (투덜..) 그래도.. 네가 괜찮다니까, 알았어.

 

한참 대화를 나누다 보니, 펜션에 도착합니다.

 

곧장 들어가 펜션에 짐을 풀고 난 쥰페이는

 

하루오의 손을 잡고 해변을 걷자며 바깥으로 당신을 이끕니다.

 

바닷물이 파도 거품을 모래 위로 올라오다 곧 부서집니다.

 

바닷가를 걷던 쥰페이가 하루오를 끌고 바다 안쪽으로 향합니다.

 

바닷물이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쥰페이와 하루오의 발목을 적십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차가운 바닷물이라니.

 

꽤 오랜만에 느끼는 차가운 느낌이죠.

 

당신은 몇 개월을 병원에 누워서 지냈으니까요.

 

쥰페이가 웃습니다.

 

하루오의 기분이 어떠냐는 듯한 얼굴로 보고 있네요.

 

5:34PM쥰페이:병실이나 방안에 있을 때마다 이렇게 너랑 바다에 올 생각을 했어. 바다는 넓게 트여있잖아. 그러면 숨도 좀 트이는 기분이야. 그러면서도 목적지 없이 바다를 헤엄치는 생각을 하면 조금은 무력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 지금은 네 옆에 있어서 그런 생각은 안 들지만. (조잘조잘..)

역시 너랑 오길 잘 한 것 같아.

 

쥰페이는 웃으며 말을 이어나갑니다.

 

마치 바다에 처음 오기라도 한 사람처럼 말이에요.

 

하긴 그동안 바쁘고 이런저런 일로 여행을 미뤘죠.

 

좋아서 구구절절 쏟고 있는 쥰페이를 보면서 당신은 무슨 생각을 했나요.

 

당신도 이 여행을 고대했었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그 순간이고요.

 

5:37PM슌도 하루오:(역시..쥰페이는... ...귀여워. 마치 아이처럼 조잘조잘 떠드는 널 보며 저 역시 옅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곧 네 손을 깍지끼듯 잡곤) ... 우리 신혼집은 바닷가 근처로 잡을까? 너도, 나도 이렇게 바다를 좋아하는데.. 바로 앞에서 살아도 좋을거같아.

 

5:41PM쥰페이:(네 손을 마주 잡고는 가만히 너 하는 얘기를 듣더니) 신혼집을 바닷가로..? (잠시 생각하는 듯 다리를 휘저으며 물가를 찰랑이게 하다가 눈을 데굴 굴린다.) 너 직장은 어쩌려고? 나는 당연히 좋지만.. (저는 일을 그만뒀다는 얘긴.. 해봤자겠지.)

 

5:41PM슌도 하루오:나? 어차피.. (부모님 회사인데.. 은은한 미소..) ..상관없지 않나? 돈은, 충분히 많은데.. ..왜? 별로야? (..꿍..)

 

5:45PM쥰페이:(역시.. 재벌이란...) 어? 아니, 별로라는 게 아니고, 난.. 혹시라도 직장을 꼭 다녀야 할까봐. (꿍해진 낯에 아차하며 네 뺨을 감싸고 얼굴 곳곳에 여러번 입맞춰준다. 기분 풀라는 듯이..) 바닷가 근처로 하자. 아침마다 너랑 이렇게 산책도 나올 수 있고.. (눈치 보기..)

 

5:47PM슌도 하루오:(헹.. 이제야 조금 기분이 풀린듯 입꼬릴 씰룩이더니 곧 네 손을 끌어다 꾹 맞잡는다.) ..응 좋아. 일이야.. 나라면 뭐든 잘 할테니까 하고싶을때 뭐든 해보지 뭐.(뻔뻔...)

 

그렇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중, 쥰페이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엽니다.

 

5:48PM쥰페이:여기 근처에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 있다는데.. 우리 아이스크림 먹자. (냉큼)

 

그리곤 먼저 성큼성큼 해변을 빠져나갑니다.

 

하루오가 말릴 틈도 없이 먼저 저만치 갔네요.

 

그러다 돌부리라도 걸렸는지 넘어집니다.

 

5:49PM슌도 하루오:(풉..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웃음에 제 입을 턱 막아버리더니 네게로 곧장 다가가 널 일으킨다.) ...쥰 괜찮아~? 그러길래.. (곰곰) ..애인 손 꼭 붙잡고 걸었어야지! (히죽히죽)

 

5:53PM쥰페이:(민망한지 고개를 푹 숙이고 느릿하게 일어선다. 한 손으로는 얼굴을 가리고, 반대편의 손으로는 네 어깨를 붙잡은채 앓는 소리를 냈다. 내 체면이 말이 아니네..... 고개를 천천히 드니 즐거워보이는 네 얼굴이 얄미운지 입술을 삐죽였고) 넘어진게 아니라.. 여기 모래가 너무 예뻐서.. 음.. 엎드려서 본거야. (.............) 응.. 그러게, 내가 왜그랬을까. (멋쩍게 웃으며 한숨 푹 쉬어 네 손을 깍지껴 잡는다. 이번엔 너와 발맞춰 걷는 듯 했고)

 

 

지능 or 관찰력 판정

 

5:53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쥰페이가 꽤 요란하게 넘어졌는데 금세 일어난다니,

 

쥰페이의 회복력이 좋은 걸까요?

 

쥰페이의 모습을 보니 다친 구석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말짱하네요.

 

.

 

.

 

.

 

조금만 걸어가면 쥰페이의 말처럼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나옵니다.

 

사람이 꽤 보이네요.

 

다들 먹어보니 우리도 안 먹어볼 수 없겠죠.

 

가게 안으로 들어섭니다.

 

메뉴판에는 딸기, 초코, 녹차, 얼그레이, 바닐라 여러 가지 맛이 있습니다.

 

쥰페이가 먼저 한 가지 맛을 골랐습니다.

 

딸기를 고르네요.

 

하루오, 당신은 무슨 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나요?

 

5:55PM슌도 하루오:(많다.. 느리게 주윌 두리번 거리다) 음.. 나는 바닐라!

 

하루오도 한 가지 맛을 고르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관찰력 or 행운 판정

 

5:55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쥰페이가 하루오를 툭 치며 어느 한곳을 가리킵니다.

 

쥰페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자리가 비어있네요. .

 

맡아두라는 뜻인가 봅니다.

 

5:56PM슌도 하루오:(아하.. 고갤 끄덕이더니 먼저 자리로 가 자릴 맡아둔다.)

 

...

 

그렇게 하루오가 자리에 앉아서 잠깐 기다리자,

 

쥰페이가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하루오 맞은편에 앉습니다.

 

하루오가 고른 맛을 앞에 놓아주고,

 

자신이 고른 아이스크림도 먹기 시작하네요.

 

아이스크림 맛은 정말 좋습니다.

 

유명한 집은 이름값을 하나 보네요.

 

5:57PM쥰페이:바닐라는 어때? (딸기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떠 네 입 앞으로 가져다준다.) 딸기도 진짜 맛있어. 한 입 먹어봐.

 

5:59PM슌도 하루오:음.. 이름값은 제대로 해~ 엄청 맛있어. (헤실 웃으며 저역시 네게 한 스푼 떠 네게 내민다. 그와 동시에 아~ 작게 입을 벌려 네가 내민 아이스크림을 입에 머금어)

 

6:01PM쥰페이:다행이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미소를 띄우고 가만히 지켜본다. 곧바로 자연스럽게 제 입을 아~ 하고 벌렸고..) (..)

 

6:02PM슌도 하루오:(귀여워... 가만히 널 바라보다 그대로 제가 한입, 먹어버린다.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히죽이더니) 이것봐~ 엄청 맛있다니까? (뻔뻔..!)

 

6:05PM쥰페이:(당연히 저 한입이 제 입속으로 들어올 줄 알았는지 눈에 띄게 어이없단 표정으로 눈을 꿈뻑이며 네 뻔뻔한 낯을 본다. 곧바로 입을 합 닫고 뚱한 얼굴을 내비춘다.) ..응, 뭐.. 네가 맛있으면 됐어. (내 딸기 먹으면 되니까.. 씁쓸하게 다시 제 앞에 놓인 아이스크림으로 시선을 옮겼고 깨작깨작, 퍼서 먹는다.)

 

6:06PM슌도 하루오:(헤헤.. 입을 오물 거리며 널 힐끔거리더니 곧 피식 웃으며 다시 한 스푼을 떠 네게 내민다.) ..이번엔 진짜로 쥰껀데.. 안 먹을거야? 이렇게 맛있는데.. 정말? 응? (헤실헤실..)

 

6:10PM쥰페이:(네가 제게 내민 것을 흘겨보듯 하다가 계속 삐져있는 것, 받아먹는 것 중에 어느 게 더 어려보이나 고민하다가 전자가 훨씬.. 속 좁아 보이기에 냉큼 고개를 빼 네가 내민 것을 받아먹는다. 달달한 것이 입안에 퍼지자 기분이 나아졌는지 입꼬리를 씰룩인다.) 너가 준 거여서 더 맛있나봐. (헤실...) 아, 나는 다 먹었다. (밑바닥을 보이는 제 딸기 아이스크림을 힐끔였고) 다 먹고.. 펜션에서 좀 쉴까.

 

6:27PM슌도 하루오:(귀여워.... 덩달아 맑게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두어번 더 아이스크림을 입에 담고는) 음.. 좋아, 비행기 타고 오느라 피곤했으니까..(오물..) 난 하루종일 펜션에서 뒹굴거리기만해도.. 좋아! (볼 콕!)

 

6:33PM쥰페이:(잘 먹네.. 귀엽다..... 턱을 괴고 빤히 너를 보아) 응, 그러면.. 하루종일 펜션에서 뒹굴거리자. (사실 그게 더 좋아!)

 

...

 

한참을 대화 나누며 아이스크림을 비웁니다.

 

...

 

그렇게 우리는 다시 펜션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노을이 지나가고 밤이 왔습니다.

 

큰 창으로 보이는 밤바다 풍경이 예쁘네요.

 

쥰페이가 창가 근처에 앉아서 바깥을 바라봅니다.

 

그러다 하루오에게 손짓하며 옆에 앉으라고 손바닥으로 바닥을 가볍게 두드립니다.

 

쥰페이가 바깥 풍경을 가리킵니다.

 

6:36PM쥰페이:별이 많이 보인다, 그치.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 바다랑 하늘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탁 트여있고, 넓고, 목적지가 따로 보이지 않아. 목적지의 방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해 보여. 그런 점이 좋게도 느껴지지만 가끔은 무섭게도 느껴져. 내가 바다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을 때,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루오 널 만날 수 있을까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면 지금 이렇게 다시 널 보고 있는 게 신기해. (멋쩍게 웃고는) 그냥.. 일 없이 너랑 하루를 지내니까, 별 생각이 다 드네.

 

그러면서 하루오의 손을 잡습니다.

 

조용한 밤하늘 아래 은은하게 켜둔 조명 탓인지

 

별빛이 유난히 밝은지 한없이 고요합니다.

 

쥰페이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부드럽게 당신의 귓가에서 파도 거품처럼 부서집니다.

 

쥰페이가 하루오를 물끄러미 보고 있네요.

 

그리고 점점 거리를 좁힙니다.

 

가벼운 입맞춤도 순간입니다.

 

순간이 영원이었을까요?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는 건

 

쥰페이와 하루오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았을까요.

 

여행 날의 밤이 깊어갑니다.

 

두 사람이 떨어지고, 쥰페이가 민망한지 창밖으로만 시선을 둡니다.

 

하루오도 창밖을 한번 볼까요?

 

6:39PM슌도 하루오:(저 역시 귓가까지 홧홧한 감이 들어 제 귓등을 만지작 거리며 시선을 바닥에 두었다. 손 끄트머리를 툭,툭 건드려가다 곧 너를 따라 창밖을 응시한다.)

 

 

관찰 판정

 

6:39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반짝,

 

별똥별이 하나 떨어집니다.

 

쥰페이에게 빨리 알려주고 소원을 비는 게 어때요?

 

별똥별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6:40PM슌도 하루오:(눈 반짝! 다급히 네 어깰 찰싹치더니) 쥰! 저기봐! 별똥별!!

 

6:41PM쥰페이:(아야.. 찰싹 맞은 제 어깰 문지르다가 네 다급한 어조에 덩달아 다급하게 고개를 돌려 별똥별을 확인하고는) ..어, 어.. 소원빌자! (곧장 두 손을 꼬옥 모으며 눈을 꾹 감는다.)

 

손을 가지런히 모아서 소원을 빕니다.

 

간절하게, 염원을 담아서.

 

두 사람은 각자 어떤 소원을 비나요?

 

6:43PM슌도 하루오:(그냥.. 지금 이대로, 너와 나 둘이서 평생을 함께하고싶다. 지구상의 모든 연인들이 빌법한, 가장 보편적인 소원을 빌었다.)

 

별이 밝게 뜬 밤하늘을 보니

 

근심이나 걱정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같습니다.

 

당신이 무슨 걱정을 하고 있든 말이에요.

 

그도 그렇고, 슬슬 잘 시간이 아닌가요?

 

6:44PM쥰페이:(소원을 다 빌었는지 모았던 손을 내리고 너를 힐끔 본다. 눈치껏 다 빌었겠지 싶어 침실쪽을 향해 가리켰고) 하루, 안 피곤해?

 

6:45PM슌도 하루오:응? (저 역시 양손모아 기도하던 것을 내리곤 가만 널 바라봤다.) 음.. 난 아직 괜찮은데. ..쥰은 피곤해? (콕콕)

 

6:47PM쥰페이:음.. 엄청 피곤한 건 아닌데. 너랑 누워서 얘기 나누고 싶어. (슬 몸을 일으키곤 네게 손을 내민다.) 그보다, 무슨 소원 빌었어?

 

6:50PM슌도 하루오:(내밀어진 손을 마주 잡으며 네 손등 위에 제 뺨을 가볍게 부비적 거린다. 적당히 시원하면서도, 마냥 차갑지만은 않은 네 손이 좋아 작은 웃음 소릴 흘리더니) 음.. 그냥..~ 보통 연인들이라면 다들 빌법한 소원! (천천히 너를 이끌어 먼저 침대에 누워버린다. 네쪽으로 몸을 틀어 옆에 누우라는 듯, 자릴 두들기곤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러는 쥰은?

 

6:55PM쥰페이:(제 손에 닿은 온기에 간지러운지 널 따라 낮게 웃으며 걸음을 뗀다. 네가 두드린 자리에 몸을 눕히고는 두 팔을 벌려 너를 제 품에 안았다. 네 이마에 입술을 묻으며 잠시 생각하더니 떼어내곤 고개를 살짝 내려 너를 본다.) ..글쎄, 말해주면 안 이뤄질테니까 난 비밀로 할래. (장난스레 웃어보인다. 네 행복에 관해 소원을 빌었다는 건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눈을 슬 감고는 네 등을 토닥여주며 재우는 듯 했고) 내일 일정도 있는데 자야지, 슌도 어린이~

 

6:58PM슌도 하루오:(면이 닿아 부스럭 대는 소리나, 적당히 품에 느껴지는 무게마저 좋았다. 네 품에 얼굴을 묻곤 간지러운 콧김을 내쉬다 슬쩍 시선을 올려 널 응시했다.) 음. 그럼 나도, 내용은 말 안 해줄거야~ (조금 더 힘주어 너를 끌어안고) ... ...어린이는.. 내가 아니라 아까.. 바다에서 그렇~게 넘어진 쥰 아냐? ..쥰페이 어린이 자다가 화장실이라도..가고싶음 깨우세요~ 손 잡고 앞까지 같이 가줄게~ (옆구리 간질간질..)

 

7:02PM쥰페이:(아까 넘어지던 장면이 떠올라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며 민망함을 삭힌다. 네 손길에 착실하게 간지러움을 느끼고 슬쩍 몸을 뒤로 빼며 웃음을 꾹 참았다. 복수의 의미로 저 또한 네 옆구리를 간지럽혔고) 그래, 그래. 말만 들어도 듬직하네. (간지럽히던 손을 멈추고 다시 네 어깨를 감싸 안아) 쥰페이 어린이는 잡니다~, 슌도 어린이도 눈 감고 코~ 해요. (눈을 다시금 감아)

 

7:04PM슌도 하루오:아, 간지러워,잠깐! (네 손길에 손색없이 웃음을 터트리며 몸을 움찔거리더니 곧 저를 안아주는 널 빤히 바라봤다. ..정말 이렇게까지 좋아할 생각은 아녔는데.. 푸스스 바스라지듯 바람빠진 소릴 내곤 곧 저 역시 온전히 네게 안겨 눈을 감았다.) ..응 하루 어린이도 이만 잘테니까.. 좋은 꿈 꿔. (쪽!)

 

두 눈을 감습니다.

 

그럼.. 잘 자요, 두 사람 모두요.

 

.

 

.

 

.

 

함께한 여행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둘 째날에는 근처 놀이동산을 갔었고,

 

마지막 날에는 해변가에서 놀기도 했었죠.

 

그렇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쥰페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한 계절이 바뀌었을까요.

 

여느 날과 다름없는 일상입니다.

 

두 사람이 오붓하게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립니다.

 

쥰페이가 자기가 나가보겠다며 일어나서 현관으로 향하네요.

 

...

 

그리곤 돌아오질 않네요.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쥰페이가 아는 사람일까요?

 

현관에 가보는 게 좋겠어요.

 

7:08PM슌도 하루오:(뭐지? 몸을 일으켜 쪼르르 현관으로 걸어간다.) ..쥰~ 손님이야~?

 

하루오가 현관에 가니

 

공무 집행용 안드로이드가 쥰페이를 끌고 가려고 합니다.

 

쥰페이는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무력하게 안드로이드에게 끌려가네요.

 

하루오가 무슨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쥰페이는 점점 하루오에게서 멀어집니다.

 

그렇게 쥰페이는 하루오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

 

...

 

하루오가 별다른 행동을 못하고 있을 때.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다시금 쥰페이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번엔 안드로이드와 함께가 아니라, 혼자서요.

 

옷차림도 조금 다릅니다.

 

아까의 상황과는 다르게 태연한 얼굴의 쥰페이가 하루오를 보자마자 껴안습니다.

 

7:09PM젠 쥰페이:하루오, 정말 보고 싶었어.. 오랜만이야.

 

이게 무슨 소린가요? 당최 알 수 없습니다.

 

 

이성 판정

 

7:09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7:11PM슌도 하루오:(크게 당황한 얼굴로 저를 끌어안는 그를 조금, 약한 힘으로 밀어낸다.) ..자,잠시만.. .... 쥰, 뭐야?

 

7:16PM젠 쥰페이:... (밀리는대로 밀려나며 네게 할 대답을 고르느라 시선은 바닥으로 둔채 입을 달싹인다. 그러고 한참을 있더니 겨우 입을 열어 차분히 설명해준다.) ..그러니까, 방금 간 저 애는 나를 복제해서 만든 안드로이드였어. (이마를 짚고 한숨을 푹 쉬더니) 너가 사고 당한 뒤에, 누군가가 너를 살려준다고 하더라고. 대신.. 그 값을 치뤄야고도 했고. 하지만 내가 값을 치루러 가는 동안, 너를 혼자 두게 하고싶지는 않았어. 그래서.. 쟤를 보낸거야. 어차피 나와 다를 바 없으니까. (네 눈치를 슬쩍 보고) 네 차마 곁을 떠날 수 없어서.. 그런 선택을 한거야.

그 애는 ‘가짜’고 내가 ‘진짜’야, 하루. 곧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거야. 그 애는 잊어버려. 앞으로는 나랑 있자.

 

하루오는 생각합니다.

 

 

지능 판정

 

7:17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던 쥰페이가 안드로이드였다니요.

 

자신의 곁을 떠나있던 쥰페이의 행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나요?

 

하루오를 위하는 행동이라곤 했지만, 말도 안 되잖아요.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던 건 안드로이드 쥰페이였습니다.

 

쥰페이를 이해할 수 있든 이해할 수 없든,

 

하루오는 안드로이드 쥰페이가 생각납니다.

 

인간인 쥰페이가 그것을 알리는 없지만요.

 

인간 쥰페이가 자리를 비우고 안드로이드 쥰페이가 자리하는 동안.

 

우리는 여행에 가서 해변을 걷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밤하늘에 소원도 빌었습니다.

 

그런 추억이 전부 데이터로 나온 결과 값일 뿐이라면 그 추억은 과연 소중한 추억일까요?

 

안드로이드 쥰페이가 정말 기계적으로 움직여서 나온 데이터의 일부일 뿐일까요.

 

하루오, 안드로이드 쥰페이를 찾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

 

혹은 인간 쥰페이 말대로, 함께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7:20PM슌도 하루오:..잠깐만. 그럼.. (잠시 할 말을 고르려는듯 입을 달싹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잠시만, 그럼.. ...지금 넌 무슨 값을 치뤘는데? ..괜찮은거 맞아?

 

7:21PM젠 쥰페이:..응, 난 괜찮아. (고개를 짧게 끄덕여) 정말 별 일 없었어.

 

7:23PM슌도 하루오:.. 사람을 살린다는데.. ..별 일 없었을리가.. (그다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너와 조금 거리를 뒀다. 제 손을 깍지 껴 맞잡곤) ... 아, 그보다.. ..걔, 그.. ...네 안드로이드 걜 다시 불러와줘. ..갑자기 그렇게 끌고가면 어떡해!

 

7:30PM젠 쥰페이:정말이야, 별 일 없었어.. 정말. (저와 거리를 두는 네 행동에 얼굴이 어두워지며 이마를 문지르다가) ...너는, 10년동안 같이 지낸 나보다 안드로이드가 더 중요해? 어차피.. 곧 그 안드로이드는 폐기처분 되거나 포맷될텐데. 왜.. 피하는거야. (주먹을 꾹 쥐었다가 풀며 인상을 살짝 찡그린다.) 내 선택이 너무 무모하다고 생각해?

 

7:36PM슌도 하루오: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잖아.... (조금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적어도, 조금이라도 내게 언질이라도 해주지. 그렇게 막무가내로 아무 설명 없이.) ..당연히.. ..안드로이드 보다, 살아있는 네가 소중해. ..소중한만큼, 그동안 내 옆에 있어준 걔한테.. 마지막 정릴 해주고 싶을 뿐이야. (차분히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여전히 시선은 내리깐채로) ..응, 이번엔 정말 너무했어. ... 나랑 약속도 했으면서.. 또.. 안 멀어지겠다면서. (훌쩍)

 

7:45PM젠 쥰페이:...아, (네 물기어린 목소리에 어두웠던 낯이 사그라들며 미안함부터 몰려왔다. 네가 저를 피하는 듯한 태도에 서운함이 느껴져서 제 입장부터 세우고 봤다. 네가 훌쩍이자 머리속이 하얗게 물들고 가까이 다가가 한 풀 꺾인 말투와 표정으로 너를 살핀다.) ...미안, 미안해. 헤어지자고 한 것도 미안하고.. 이런식으로 돌아와서도 미안해.. (끙..) 그치만, 네가 위험하다잖아. 네가 살 수만 있다면 난.. 정말 뭐든지 다 했을거야. (네 뺨을 감싸며 엄지로 눈가를 슬 쓴다.) 이제 정말 안 멀어질게. 정말.. 이번엔 진심이야. (뜸) 작별 인사도 하게 해줄테니까. ..그 애는 안드로이드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어. (뺨을 슬 놓아주고) 다녀와, 난.. 이곳에서 너를 기다릴게.

 

7:50PM슌도 하루오:(..코 끝이 시큰거려 훌쩍이는 소릴내가 네 가슴팍에 머릴 기대었다. 괘씸하고 못됐어 진짜 너무해. 잔뜩 원망어린 소릴 웅얼거리듯 말하다 결국) .... 그거 알아? 걔도.. ..너랑 똑같은 소릴 했어. ...이번에도 거짓말이면.. ..나 정말, 그땐 너랑 헤어질거야. (네 옆구릴 약하게 꼬집으며 말했다.) ...응 고마워. ..금방 다녀올게.

 

.

 

.

 

.

 

안드로이드 쥰페이를 만나야겠어요.

 

설명을 듣거나 대화를 해야겠습니다.

 

혹은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것도 포함해서요.

 

안드로이드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오는 곧장 그곳으로 향합니다.

 

안드로이드들이 모여 사는 시설, 시설보다는 마을에 가깝습니다.

 

인간이 살고 있는 마을과 아주 흡사합니다.

 

지나다니는 게 사람보다 안드로이드일 확률이 더 높다는 것 빼면요.

 

안드로이드 자체도 사람과 흡사하게 생겨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냥 어느 마을에 온 느낌이에요.

 

그렇게 무작정 쥰페이를 찾으며 걷던 하루오는

 

마침내 계단을 올라가던 쥰페이를 발견합니다.

 

7:52PM흑...... 슌도 앞에서는 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는.. (GM):...하루,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진짜 그가 알면 싫어할 거야.

 

아나

 

마침내 계단을 올라가던 쥰페이를 발견합니다.

 

7:52PM쥰페이:...하루,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진짜 그가 알면 싫어할 거야.

 

7:53PM슌도 하루오:..네가 말한 그가 보내준거니까..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곧바로 네게 다가가 네 옷소매를 붙잡았다. 잠시 할 말을 고르듯 입을 달싹이더니) ..이렇게 될 줄 알고 나한테 온거야?

 

7:58PM쥰페이:그렇구나. 나는.. 좋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라도 보니까. (멋쩍게 말을 이어나가려다 네 물음에 조용히 시선을 피하며 천천히 입을 연다.) 응, 당연히.. 알고있었지. 난 너를 위해서 만들어진 존재니까. 내 존재의 이유는 오직 너였어. (옅은 미소를 지어) 그러니까.. 넌 진짜 그의 곁에 있어줘. 그게 맞는 거잖아. 찾아와줘서 고마워.

 

8:02PM슌도 하루오:..말 나쁘게 하는 것까지 네 원본이랑 똑같다니까? ..(조금 웅얼거리듯 말했다. 여전히 네 옷깃을 붙잡은채) ..응, 그래서.. ..너한테 꼭. 인사를 하고 싶었어. ...나한테 와줘서 고마웠고.. ..네 덕에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으니까.. 아마, 너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지. ..우리 마지막 포옹이나.. 악수라도. 할까?

 

8:07PM쥰페이:..나쁘게 말했나? (제가 했던 말들을 곰곰히 되짚어본다. 눈을 데굴 굴리며 생각하더니 어깨를 으쓱이곤 모르겠다는 듯 굴었다.) ..다행이야. 너랑 같이 여행 가서 해변도 가고, 함께 소원도 빌고... 네가 행복했다면 난 그걸로 만족해. 내 하나뿐인 소원이거든. (씁쓸하게 웃음을 흘리더니 네게 제 손을 내민다.) 그럼.. 악수하자. (별똥별에게 간절히 빌었던 내용이었다. 네가 오래오래 진짜 그와 행복하게 해주세요, 라고.)

 

8:10PM슌도 하루오:..응. 정말, 고맙단 말 외엔 할 수 있는..말이 없어. (저 역시 조금 쓴웃음을 지어보인다. 이 이상의 정을 줬다간 나에게도, 너에게도 좋지 않을거란 생각탓에 해주고싶은 말이 참 많은데도..) ..(말 없이 웃으며 제게 내민 손을 마주 잡곤 가볍게 흔들어보였다.)

 

하루오와 악수를 하곤 쥰페이는 마저 계단을 올라갑니다.

 

 

관찰 판정

 

8:11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계단을 오르는 쥰페이의 행동이 어딘가 불편해 보이네요.

 

하루오는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루오, 당신은 안드로이드 쥰페이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물론 인간 쥰페이도 쥰페이가 맞지만,

 

자신이 눈을 뜨고 줄곧 곁을 지킨 사람은 안드로이드 쥰페이였잖아요.

 

하지만 안드로이드 쥰페이는 하루오가 진짜 쥰페이의 곁에 있어달라고 했습니다.

 

그게 맞는 거라면서요.

 

안드로이드 쥰페이는 하루오를 위해서 쥰페이의 곁에 있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은 안드로이드일 뿐이고, 대체품이니까요.

 

인간 쥰페이는 하루오 당신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면서 대가를 지불했습니다.

 

이제야 다시 하루오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자리로 돌아온 겁니다.

 

그런데도 당신이 안드로이드 쥰페이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쥰페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서겠죠.

 

인간 쥰페이가 자신을 복제하면서까지 하루오의 곁에 남은 것처럼요.

 

우리는 서로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그래서 서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하루오,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고스란히 남은 것은 당신의 선택뿐입니다.

 

8:17PM슌도 하루오:(..솔직히 이대로 그를 보내버리기엔, 아마 평생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하리라. 막연히 느낀다. 그럼에도.. 그에게 갈 수 없는 건 순전히 저가 이성을 지킬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니까. ..한가지 후회가 되는건.. ..네 앞에서 그다지 안드로이드를 두고싶지 않다, 그 말만은 하지 말 걸 그랬나. 너를 아주 많이 좋아했고.. 너 역시 내 일부로 삼아 쥰페이와 함께하는 동안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

 

.

 

.

 

.

 

안드로이드 쥰페이가 말했잖아요.

 

이게 맞는 거라고요.

 

혹시 안드로이드 쥰페이가 하루오의 바다에 있는 것처럼,

 

인간 쥰페이도 하루오의 바다를 유영하는 중 아닐까요?

 

안드로이드 쥰페이와의 추억은 하나의 데이터 값으로 생각하고,

 

정말 우리의 추억을 쌓으러 가야죠.

 

집으로 돌아온 하루오를 쥰페이가 반가운 얼굴로 봅니다.

 

쥰페이는 하루오를 끌어안고 중얼거립니다.

 

8:19PM젠 쥰페이:..네가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어.

 

오지 않다니요, 쥰페이의 곁입니다.

 

오랜만에 안는 쥰페이의 따뜻한 온기가 하루오의 몸을 간질입니다.

 

유독 더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이 품을 잃지 않을 겁니다.

 

오래도록이요.

 

앞으로 우리가 쌓을 추억이 많습니다.

 

시간이 많이 들겠어요.

 

그럼에도 초조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아서일까요.

 

우리의 시간은 유독 소중하게 흘러갑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

...

 

......안드로이드 쥰페이요?

 

서서히 잊어갈 겁니다.

 

하루오를 그리워하면서요.

 

서서히, 천천히.

 

 

END2. 그는 오늘도 바다를 유영한다.

 

 

젠 쥰페이 로스트

 

 

슌도 하루오 생환

 

END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