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슌] 2021.10.24 셀러브리티 로맨시즘

 

 

 

21.10.24

 

PM 04:00

 

 

 

ㅡ

 

...

 

 

4:01PM촬영 스태프: 좋아요, 시선 조금만 더 내리고~

 

찰칵,

 

쉴 새 없이 번쩍대는 조명도 이젠 익숙합니다.

 

연예인 하며 한번 맡을까 말까 한, 유명 브랜드의 화보를 촬영하던 중이었죠.

 

새삼스레 당신의 명성이 실감이 납니다.

 

그래요, 이 시대의 진정한 셀럽.

 

데뷔 직후 엄청난 흥행 성적과 동시에 음원차트 부동의 1위……

 

말로해선 부족할테지요.

 

수백, 수천만의 팬이 함께하며 세상이 당신을 주목합니다.

 

꽃길만 걸으라던 팬들의 말처럼 이대로 앞길이 평탄하기만 했다면 좋았겠습니다만

 

…….

 

4:02PM젠 쥰페이:나 말고 다른사람한테도 그런 얼굴 보여주네.

이러다 촬영 PD님이 반해버리면 어떡하려고?

 

라며 촬영 플래시가 멈추자 마자 헛소리 해대는 쥰페이만 없었다면요.

 

참 이 저녁에 할일도 없나 싶습니다.

 

누가보면 백수인줄 알겠네…….

 

4:05PM슌도 하루오:(태연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부러 가볍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열성팬 하나 더 생기고 좋은거지 (뻔뻔!) 안 그래?

 

4:08PM젠 쥰페이:참나, 지금 슌도 씨한테 열광하는 팬이 얼마나.. (곰곰..) ..아~, 몰랐는데 슌도 씨 욕심쟁이구나? (가볍게 말해) 열성팬은 여기에도 있잖아요. 내가 얼마나 슌도 씨를 좋아하고 있는지 아시면서. (..)

 

4:12PM슌도 하루오:(참.. 저 역시 한 뻔뻔한다 생각하는데, 이 사람도 만만치않다. 음, 짧게 앓는 소릴내다 너와 조금 거릴 두더니) ..평소에 립서비스 좋단 이야긴 자주 들으시죠? (슬 눈웃음을 지어보이고) 고마워요. 그 마음만.. 감사히 여길게요.

 

그렇게 얘기하고있자면,

 

현장 스태프들이 당신을 보고 속닥거리는 것을 희미하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뭐가 좋다고 꺅꺅거리는진 모르겠지만요…….

 

 

4:13PM매니저: 슌도 씨, 잠깐 와볼래요?

 

아, 마침 매니저가 당신을 부르네요.

 

하루오가 가려고 하자면 쥰페이가 날 버리고 갈거냐는 불쌍한 고양이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그런 얼굴로 쳐다보면…

 

...

 

당연히 가야죠, 아무렴요!

 

잘 부르셨습니다, 매니저님!

 

그렇게 쥰페이를 외면하고 도망칩니다.

 

...

 

 

4:13PM매니저: 완전 잘 나왔어요. 버릴 컷이 없겠는데요?

 

방금 찍은 콘셉트 사진을 여러장 띄워놓고 감탄합니다.

 

오늘 찍은 콘셉트는 총 세 종류!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메이크업도 바뀌어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었죠.

 

이제 이 셋 중 메인이 될 컨셉을 정해야 해요.

 

물론 셋 다 사용하긴 할테지만요!

 

 

1D3 판정

 

4:14PM슌도 하루오:

Rolling 1d3

굴림:

2

 

반쯤 걸친 셔츠와 함께 화면을 아찔하게 쳐다보는… 어쩐지 살색이 많이 비치는건 기분탓?!

 

약간의 노출이 있는 섹시 컨셉의 화보입니다.

 

좋은데..

 

이런 화면속의 당신을 마주하는건 정말이지 익숙치 않아 낯부끄러울지도..

 

그치만 하루오는 자신을 잘 알잖아요?

 

아주 흡족하게만 보입니다!

 

 

4:15PM촬영 스태프: 슌도 씨는 이게 마음에 드시는구나~ 그럼 이걸로 갈까요?

 

문득 스태프가 묻습니다.

 

순간 눈이 가서 그만……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걸까요?

 

손가락은 당신이 보고있던 컨셉의 사진을 향하네요.

 

정말 마음에 드나요, 하루오?

 

4:17PM슌도 하루오:음.. (조금 고민스럽다는듯 제 턱을 어루어만지더니) 다른 컨셉들도 더 보여주실래요?

 

 

4:17PM촬영 스태프: 네, 잠시만요~

 

 

첫 번째 컨셉

 

카라 사이로 느슨하게 묶은 리본, 조금 접어 걷어올린 소매, 폭 걸친 넓은 품의 코트…

 

아무래도 큐트 컨셉인 듯 하죠.

 

원래 이미지가 어떻든 화면 속의 하루오는 어쩐지 앙증맞아보이기까지 합니다.

 

……이거 이래도 돼?!

 

귀엽다..

 

 

세 번째 컨셉

 

정돈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헤어, 귀에는 장식이 길게 달린 귀걸이를 한 채 청자켓을 걸친 패션입니다.

 

무난한 쿨계 컨셉일까요?

 

이제 보니 푸른 계열이 잘 받는것 싶기도 하고……

 

좋은데...

 

4:20PM슌도 하루오:(곰곰..) 전 역시 세 번째가 제일 좋네요. 무난해도 어차피 잘 될건 알아서. (뻔뻔히 방긋! 웃으며 말한다.)

 

 

4:21PM촬영 스태프: 아~ 역시 슌도 씨라니까! 좋아요. 그럼 세 번째 컨셉으로 보내겠습니다~

 

...

 

매니저가 다가오더니 작은 카메라를 들고 화면을 확대하다간 방향을 돌려 하루오의 얼굴을 줌인합니다.

 

맞다, 비하인드 영상 만든다며 촬영중이었죠.

 

 

4:21PM스태프: 아니, 보통 이런데서 카메라는 슌도 씨가 들지 않나?

 

 

4:21PM매니저: 어쩌겠어요~ 매니저의 본분을 다해야지…… 소감이라던가~ 이 영상 보는 팬분들에게 할 말 있어요?

 

4:24PM슌도 하루오:아, 그냥 저한테 주셔도 괜찮은데.. (부러 겸손한척 손사레를 치더니, 곧 늘상 짓듯이 엷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음.. 글쎄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렵지만.. ..항상 절 봐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하고보니 너무.. 형식적인 말이네요. (미안해요~ 장난스레 덧붙여 말하더니 곧 카메라를 향해 손하트를 만들어보인다.)

 

그때,

 

어디선가 쥰페이가 나타나 매니저가 들고있던 카메라를 채갑니다.

 

쥰페이 손의 반지와 카메라가 맞닿아 탁, 하곤 소리를 냅니다.

 

4:25PM젠 쥰페이:제 분량같은건 없나요? 하루오씨 화보 촬영이 막바지가 되어가는 현장에 아까부터 나와있고… (..)

 

 

4:25PM매니저: 젠 씨!!! 어?!?! 살, 살살, 네?!

 

...라며 당신은 콩알만하게 나오도록 셀프모드로 카메라를 돌려 영상을 찍고 있는 쥰페이나,

 

저게 누구 담당인지 싶은 당신 매니저랑……

 

한쪽만 신난 자들의 우당탕 현장을 보고 있자면,

 

스태프가 귓속말을 해옵니다.

 

 

4:25PM스태프: 슌도 씨, 있잖아요. 혹시……

젠 씨랑 무슨…?!

 

무슨, 무슨…

 

네?! 설마…

 

저 자식이랑 무슨 관계냐며 의심하는 건가요?

 

그야 당연히 아니……

 

 

4:26PM스태프: 말 안할테니 저한테만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네?

 

4:27PM슌도 하루오:(...애써 포커페이스로 웃더니!) 뭐라고 부를..정도의 사이도 아닌데.. 음.. 그냥.. (곰곰) 젠 씨가 제 팬이라고 하신게 다라.. 정말 그게 끝! 아~무 사이 아녜요!

 

 

4:28PM스태프: 아, 그런건 아니라고요… 다행이네요! (짧게 웃고) 전 또 요즘 슌도 씨한테 잘해주길래 뭐 잘못하신 줄 알았네, 하하. 두분 싸우신건 아니죠?

 

……어?

 

아… 잘못한거요……

 

셀 수없이 많기야 하죠.

 

싸운건 아니지만…

 

지금 무지 한 대 치고 싶거든요.

 

그렇게 잠깐의 침묵 끝에 어쩐지 시선이 느껴집니다.

 

4:28PM젠 쥰페이:촬영을 마치고 어쩐지 화나있는 하루오.

 

저 멀리서 쥰페이가 카메라로 당신을 찍고 있습니다.

 

4:29PM젠 쥰페이:인터뷰 한번 해볼까요? (네게 가까이 다가가며) 슌도 씨, 왜 그렇게 화나계신가요?

 

4:30PM슌도 하루오:..(방긋!) 참, 젠 씨는 화보찰영 아직 안 끝나신건가요?

 

4:31PM젠 쥰페이:그럼, 아까 끝나고도 남았죠. 저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으시네요? (농~) 전 이렇게까지 슌도 씨 보려고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아니다!) 조금 섭섭하려고 해요.

 

4:33PM슌도 하루오:..그럼 얼굴 만져도 되겠네? (밉상이야.. 속으로 말을 삼키며 네 양뺨을 집게 손가락으로 꾸우욱 꼬집는다. 곧 제 손을 탁탁 털어내더니) 섭섭하긴. 혹시 메이크업 번질까봐.. 이렇게 손수 물어봐주기도 했는걸요. 이것도 관심으로 쳐주면 안 되나? (헤실)

 

4:36PM젠 쥰페이:음? (어차피 요즘 네가 제 스케줄까지 다 뺏어가니 상관은 없지만.. 꼬집힌 곳이 아픈지 인상을 옅게 찡그린다. 카메라를 안 든 반대편의 손으로 제 볼을 문지르더니) 애정 표현으로 생각할게요. (..) 하루오 씨도 촬영 얼핏 끝난 거 같은데.. 뭐 하나만 해도 돼요?

 

4:38PM슌도 하루오:(찌푸린 네 미간 사이를 엄지로 살살 문지르며 떨어지더니 여전히 웃음을 유지한채로) 네-네- 좋을대로 생각하세요. (으쓱이며 자리를 피하려던 참이었다. 이어지는 네 말에 느리게 뒤돌아보며) 왜요? 젠 씨도 제 볼 꼬집으려고요? (너무 세게 꼬집는것만 아님 괜찮아요~ 장난스레 말했다.)

 

4:41PM젠 쥰페이:(네가 문지르는대로 인상이 풀어졌고 너 따라 장난스레 웃고는) 화내지마요. (아주 짧은 경고를 하며 카메라를 내리곤 앵글이 바닥으로 향하게 한다. 너에게 성큼 다가 턱을 붙잡고 뺨에 제 입술을 찐하게 문댔다가 뗀다. 선명하게 입술 자국이 남은걸 보곤 만족한다는 듯 웃으며 태연하게 다시 카메라를 들어 자신을 찍는다.) ..슌도 씨가 화난 이유는 어제 하루 저를 못 봐서 라네요. 그럼 뭐, 이제 끝낼게요~

 

슬슬 세트장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누구 영상인지.. 카메라를 순순히 매니저에게 돌려주는 쥰페이도요.

 

설마, 편집해주시겠죠?

 

....

 

 

4:42PM스태프: 자,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의 말과 함께 당신의 오늘의 마지막 스케줄이 끝이 납니다.

 

 

ㅡ

 

.

 

.

 

.

 

일과를 마치고 나온 바깥의 밤공기는 차갑습니다.

 

이 밤에 당신을 보러 옹기종기 몰려있는 팬들도 있습니다.

 

 

4:43PM팬: 꺄아, 하루오~!

여기 한번만 봐주세요!

 

……그리곤 곧 촬영 셔터를 눌러댑니다.

 

빨리 빠져나가는게 좋을것 같은데……

 

 

행운 판정

 

4:43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4:44PM젠 쥰페이:저도 여기있는데요.

 

…

 

여유롭게 촬영장 밖으로 나오는 쥰페이가 보입니다.

 

주변에서는

 

 

4:44PM팬1: 헐, 대박. 쥰페이가 왜 여기서 나와?

 

 

4:44PM팬2: 그러게, 같이 촬영한다는 말은 없던 것 같은데?

 

등의 수군댐과 함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됩니다.

 

참, 명색이 연예인이라고……

 

물론 당신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는 팬도 있지만요!

 

이때에요, 서둘러 밴에 타는게 좋겠어요.

 

당신은 매니저를 따라갑니다.

 

저게 도움이 될 때도 있구나… 생각하자면,

 

 

4:45PM매니저: 젠 씨, 왜 둘이 같이 나와요?

 

4:45PM젠 쥰페이:네? 그야 하루오씨 에스코트 해주러요. 저 없으면 안 된다고 하시길래.

 

그럼 그렇지, 또 헛소리나 해댑니다.

 

정신없이 밴에 올라타며 앉습니다.

 

쥰페이가 손을 가볍게 흔들며 당신에게 인사한 것을 보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금방 시동은 걸리고,

 

유유히 팬들로 둘러싸인 촬영장을 빠져나갑니다.

 

.

 

.

 

.

 

...

 

띵~

 

숙소에 도착해 시계를 보자면 자정 30분 전의 시간입니다.

 

너무 늦게까지 깨있진 말고 빨리 자라며,

 

들어가보라는 매니저님의 말과 함께 문은 닫힙니다.

 

넓은 숙소안에 당신 홀로 남겨집니다.

 

정적도 잠시, 메신저 알림으로 울리는 당신의 휴대폰이 소란스럽기만 합니다.

 

4:47PM슌도 하루오:(뭐야? 핸드폰을 확인해본다.)

 

4:47PM젠 쥰페이:잘 들어갔어요?　읽음 PM 8:00

슌도 씨 팬이랑 사진찍었어요. 인기 많아서 좋겠네.　읽음 PM 8:00

팬 깜짝" />　읽음 PM 8:01

 

사진 몇장을 보내옵니다.

 

뭐죠, 이거?

 

……은근슬쩍 자기 사진 보내지 말라고!

 

4:51PM슌도 하루오:허.. (자기 팬은 어디다두고 내 팬이랑? ... 게다가 또 뭐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다녔을지 몰라 묘한 불안감이 피어오른다. 이대로 무시할지 말지,짧은 고민을 이어가다)

[네. 오늘 젠 씨도 수고 많으셨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그만 보내시고 얼른 쉬러가세요. 좋은 밤 되세요.]

(한마디로.. 연락 그만 보내란 말이다. 더불어 허튼 짓도 그만했음 좋겠는데.. ...문득 촬영장에서의 일이 떠올라 괜히 제 볼을 한번 문지르며 꿍얼거렸다.)

 

쥰페이가 뒤이어 메세지를 더 보내옵니다.

 

하루오는 읽씹(..)을 택하네요.

 

아,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부터 차있던 스케줄에 SNS 한번 확인할 시간조차 없었네요.

 

자기 전에 잠깐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4:54PM슌도 하루오:(더 볼것도 없지. 아예 알림마저 꺼버리곤 침대에 털썩 누워 sns를 둘러본다. 별 소식은 없으려나..)

 

SNS를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당연하게도 당신의 이름입니다.

 

타임라인에 여럿 보이는 당신 얼굴을 프로필 사진으로 둔 계정들…….

 

아, 이 계정은 당신이 ~보다 가까운 팬과의 소통 차원~ 의 명목으로 만든 비밀계정 이니까요.

 

공인 인증 마크도, 수억의 팔로워도, 시끄럽게 뜨는 알림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완전 아이돌 오타쿠 같은 프로필을 가진 당신의 비밀 계정에는 [알림]이 하나 와있고,

 

[타임라인]에도 새 글이 있습니다.

 

로그인해둔 [공식 계정]에도 새 소식이 있나보네요.

 

4:56PM슌도 하루오:(아마.. 아까 전의 화보때문인가? 그 외에도 떠오르는 몇몇 일들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알림을 확인한다.)

 

 

알림

 

 

4:56PM @PCging: 샘 이거 봤어요???? @pcccccccc　읽음 1시간 전

 

계정 친구가 게시물에 당신을 태그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시물을 살펴보자면 [YYMMNN 화보 촬영 퇴근길 PC 직캠] 의 내용과 함께

 

당신의 두시간쯤 전의 모습이 담긴 고화질의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언제 찍은거야?!

 

찬찬히 살펴보자면,

 

흔들림 없이 뚜렷하게 나온 이목구비의 당신

 

그리고 누군지는 알아볼 수 있도록 흐려진 초점의 쥰페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진에 껴있는 쥰페이때문에 타임라인이 시끄러운건가요?

 

4:57PM슌도 하루오:(정말 도움이 안 되네.. 굳이 답은 하지 않고 타임라인으로 넘어간다. 이게 그렇게.. 소란스러울 일인가?)

 

 

타임라인

 

평소엔 이시간에 사생활이 담긴 글들이 많았는데,

 

오늘따라 유독 당신의 이름이 많이 보입니다.

 

…게다가 쥰페이의 이름까지요.

 

타임라인에 [글 1]과 [글 2]가 새롭게 올라옵니다.

 

4:58PM슌도 하루오:(글1을 살펴본다.)

 

 

글1

 

[저거 뒤에 쥰페이임? ㅋㅋㅋㅋ 일정도 없다며 왜온거 대놓고 데이트하네 내 남친 그만꼬셔]

 

이 사람도 방금 그 글의 사진을 본 모양이에요. 카메라는 어쩌다 쥰페이같은걸 잡아서……

 

4:59PM슌도 하루오:(..전 정말 부른적도, 엮이려 한 적도 없는데 말예요.. 라고 적을 순 없으니 짧게 한숨을 쉬며 다음 글을 살핀다.)

 

 

글2

 

[ 제가 말했죠? 젠슌은 되는 주식일지도 그런김에 재업 ]

 

[ https://0000-pc.postyle.com/post/1234567 ]

 

인정하긴 싫으나 당신과 쥰페이를 엮은 커플링은 팬층에선 꽤나 메이저 조합으로 통합니다.

 

저번에 TV쇼에 같이 출연한 이후부터였죠.

 

얼굴합이 좋다나 뭐라나……

 

링크를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5:02PM슌도 하루오:(... 나름 저를 데리고 적는 팬픽들이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했으니 눈에 띄는 것은 여러번 읽긴 했다만.. 상대가 영 꺼림칙한 그라서.. 한참을 망설이다 링크를 눌러본다.)

 

읽어보자면 아마도 리맨물의 무언가… RPS입니다.

 

팀장인 당신과 신입 사원인 쥰페이가 나오는,

 

야근의 현장엔 둘뿐인……

 

그런 흔한 클리셰요.

 

그리고 당신은 일에 무리한 탓인지, 감기에 걸려있다는 설정이에요.

 

재미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냥 보기엔 어쩐지 낯부끄러운 말들이 가득……

 

그러니까 당신이 등장하는 이유보다 상대가 그자식이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럴 일 없거든요?!

 

 

행운 판정

 

5:03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스크롤을 내리다 보니……

 

잠깐, 이거 어쩐지 캐해석이 이상해지는데요?

 

그러니까, 어쩐지 아방해지는 소설 속 당신과,

 

심각하게 적폐스러운……

 

...

 

더 못 읽겠어요!

 

수치심에 화면을 꺼버릴까 생각하던 차,

 

5:04PM젠 쥰페이:뭐해요?　읽음 PM 08:53

 

와악! 순간 울리는 메신저음에 화들짝 신경이 곤두섭니다.

 

분명 아까 알림을 꺼뒀는데..?

 

아무튼, 이런 타이밍에 연락하지 말라고!!!!

 

5:06PM슌도 하루오:(떨어트릴뻔한 폰을 가까스레 붙잡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필! 하필 이런거 볼 때! 애꿎은 침대의 매트리스나 한번 주먹으로 꿍 때리곤) ...

(젠의 알람을 지워버린채 공식 계정을 확인한다.)

 

 

공식 계정

 

SNS 담당자가 언제 올려놨는지 화보의 스틸컷이 올라와 있습니다.

 

엄청난 공유 수와 함께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있어요.

 

웁스

 

엄청난 공유 수와 함께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있어요.

 

알림창을 들어가 보자면 2초에 하나씩 새로운 댓글이 달립니다.

 

5:07PM슌도 하루오:(역시.. 이번에도 반응은 좋구나. 막연히 생각하며 알림창을 주욱 내려 확인한다.)

 

 

5:08PMahqm***: 헐...너무너머너무기여워 이게 극락이다...

 

 

5:08PMzpvt****: 천재와기야… 누나랑 살자

 

 

행운 판정

 

5:08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관찰 판정

 

5:08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오노..

 

5:09PM슌도 하루오:(눈..부비고 다시 봐도 되나?)

 

가능합니다!

 

5:09PM슌도 하루오:(소매로.. 눈 벅벅 닦고 다시 확인한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흠..

 

 

5:10PMxkat***: 자회사 연예인 대상으로 실험하는 IG엔터테인먼트 각성하라, 당사자의 동의 없는…… (중략)

 

 

5:11PMDkdle***: 말도안됨… 오타쿠의 심금을 울린다

 

..

 

… 등 의 댓글들이 알림창을 도배합니다.

 

방금 이상한 글이 하나 있지 않았나요?

 

그러나 다시 그 글을 찾고자 하면 새 알림이 갱신되면서 댓글들이 아래로 쭉쭉 내려가 찾을 수 없게 되고 맙니다.

 

...

 

그렇게 화면을 보고있자면 삐롱삐롱,

 

소리와 함께 배터리가 없다며 깜빡대는 알림창을 볼 수 있습니다.

 

시계를 보자면 벌써 1시입니다.

 

아침 6시부터 스케줄이 있댔으니 5시쯤엔 일어나야 할텐데, 큰일이에요!

 

그래도 내일만 버티면 공식적인 컴백 활동 기간은 끝나니까요.

 

당분간 하루를 꽉채우는 바쁜 스케줄은 없겠죠?

 

오늘도 아침부터 라디오 진행에, 광고 촬영에 화보 촬영까지……

 

힘들었어요!

 

푹신한 침대에 몸을 기대니 피곤해져 잠이 옵니다.

 

불을 다 끈 방 안에서 문자 알림인지, 저편에서 반짝 빛나는 휴대폰이 보입니다.

 

설마 또 할일없이 연락하는 쥰페이겠나요?

 

확인하러 일어나기도 귀찮습니다.

 

내일은 그 얼굴좀 안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잠에 듭니다.

 

.

 

.

 

.

 

...

 

...

 

힘들어, 완전 힘들어요!

 

자는 중간에 깼던가?

 

어제보다 몸이 무거운 듯 느껴집니다.

 

묘하게 피곤한 것이 마음에 안들어요.

 

새벽부터 일어나서 어찌저찌 스케줄을 하다보니 어느덧 오후입니다.

 

 

5:13PM팬: 저기… 혹시 저……

 

....

 

그리고 한창 팬사인회를 하던 중이었죠.

 

손에는 펜이 들려있고 책상에는 귀여운 인형이, 머리에는 여우귀 머리띠가 씌워져 있습니다!

 

아주 귀여운 모습이에요.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앞에선 학생 팬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5:14PM팬: 저, 저번에 만났는데 기억하세요?

 

이름을 물어보는 것인가요?

 

아니면 우리 어디서 봤던가요 시전?!

 

그러고보니 완전 낯설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기억나지 않는다 하면 아무래도 실망스러울테니까요.

 

기억을 잘 더듬어 봅시다.

 

 

아이디어 판정

 

5:14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헐

 

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2주쯤 전 잠시 집 근처 편의점에 외출 다녀왔을때 만난 학생이에요.

 

얼굴은 다 가렸는데 어떻게 알아본건지…

 

이름도 알려줬던 듯 한데……

 

아마 키노 였었죠?

 

5:17PM슌도 하루오:음,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죠! (팬의 양 손을 잡아 가볍게 흔들며 장난스런 웃음을 짓는다.) 음... 2주 전이었나? 편의점에서.. 마주쳤었는데. 키노 씨 맞으시죠? 와~ 이렇게 또 만나러 와주셔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5:18PM팬 키노: 저도.. 진짜, 너무 너무 좋아요. (제 손목에 있는 은색 팔찌를 네게 보여주더니) 사인회 정말 오고싶었는데, 이 팔찌가 정말 효과가 있었나봐요! 오빠도 요즘.. 이런거 유행하는거 아세요? (들뜬 목소리로)

 

5:19PM슌도 하루오:음? (내밀어진 팔찌를 유심히 살펴보며 곧 제대로 듣고 있다는 듯, 조금 팬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끄덕인다.) 무슨 유행인데요?

 

 

5:20PM팬 키노: 장신구의 표면에 원하는 내용을 각인시키면 장신구가 특별해져서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주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도는데~ 그래서 각인 반지를 파는 곳이 엄청 늘었어요. 이건 행운을 높여주는 반지래요. (조잘조잘..)

 

 

5:20PM스태프: 다음으로 넘어가주세요~

 

 

5:21PM팬 키노: 앗, 오빠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아쉽다는 투로)

 

...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면, 순서가 바뀌어 대기중이던 다른 팬이 옵니다.

 

이번 팬은 직장인정도 되어보이는 성인 팬입니다.

 

팬사인회에 온 것치고 유난히 조용한 분위기에,

 

앞머리로 그 눈을 가리고 있어 약간 음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긴장해서 그런걸까요?

 

먼저 말문을 트는 것이 낫겠어요.

 

5:23PM슌도 하루오:(수줍음이 많으셔서 그런가.. 곧 방긋 웃어보이더니)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느리게 제 팬을 살펴본다. 사인이라도 먼저 해드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앨범 먼저 주세요!

 

 

5:26PM팬 사아야: (네가 먼저 말을 걸어주자 조금 화색하더니 형식대로 네 앨범을 건넨다. 조금 우물쭈물 대더니 자신의 이름을 말해) 저, 저는.. 사아야에요. 저도.. 여기 오니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힐끔..) 이번 컨셉 진짜 좋았어요.. 활동 마지막이라 너무 아쉽구... (조잘조잘..)

 

5:28PM슌도 하루오:네에, 사아야..~ (익숙한 손길로 To.사야야.. 와 제 사인을 적는다. 겸사겸사 팬을 닮은 간단한 낙서까지 덧붙여서) 네에, 저도요. 이번 컨셉 마음에 들었는데.. 벌써 막바지라는게 안 믿기는거 있죠? (헤실 웃으며 팬을 바라본다. 이분도.. 전의 키노같은 악세사릴 했을까? 살핀다.)

 

사아야에겐 악세사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5:29PM젠 쥰페이:짧은 시간이나마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레드썬

 

짧은 시간이나마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는 품에서 조심스레 무얼 꺼내 몰래 당신에게 건넵니다.

 

받는다면 작은 편지봉투입니다.

 

겉보기엔 팬레터를 넣어둔 것 같아요.

 

 

5:30PM팬 사아야: 안보이는 곳에다 두고… 꼭 시간 날때 혼자 보세요. 꼭……아, 그, 그게… 오늘 안으로요.

 

라며 아무도 듣지 못하게 주변의 눈치를 보곤 소곤거립니다.

 

수상한 것이라도 넣어둔걸까요?

 

그렇다기엔 만져보자면 종이 외의 것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더 물어보고자 한다면 그는 시간이 다되었다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뒤의 대기줄을 보자니 조금의 팬이 더 남았네요.

 

....

 

....

 

....

 

몇명과 대화를 하고, 셀카를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기 인원도 무지 줄어들어, 마침내 마지막 팬이에요.

 

검은 모자에 선글라스, 검은 마스크, 그리고 손에는 작은 쇼핑백을 들고 있습니다.

 

저려오는 팔에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도 합니다.

 

자, 이제 마지막 남은 팬에게 이름부터 물어볼까요?

 

5:32PM슌도 하루오:(쭈욱.. 한번 기지개를 펴고 제 양 뺨을 가볍게 두드린다. 마지막이니까..조금만 더 힘내자, 속으로 다짐하곤 활짝 웃으며) 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5:35PM쥰페이:아, 겨우 이거 가렸다고 못 알아보시는 건 아니죠? (목소리를 낮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젠 쥰페이, 라고 적어주세요. (네게 앨범을 건네)

 

5:37PM슌도 하루오:(..순간 들고 있던.. 펜을 꺾을뻔한다. 당황스럽단 눈으로 너와 앨범을 번갈아보더니) ..여길 왜! ... (무심코 큰 소릴 낼뻔한 것을 꾹..참는다. 여전히.. 머릿속은 빙글뱅글 당황스럽기만해서) ...여긴 어떻게 왔어요? (애써 웃으며 물었다.)

 

5:39PM쥰페이:(네 반응이 재밌다는 듯이 너와 달리 온전히 즐겁다는 낯을 하며) 그야.. 말했잖아요. 전 슌도 씨의 열성팬이라고. (검은 모자를 슬 벗더니) 우리 애정 표현도 진하게 나눈 사인데.. 와도 괜찮아요, 그쵸. (....)

 

5:41PM슌도 하루오:..남이 들으면 오해할 소리도 좀 그만하시지. 덕분에 어제.. 제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모르시죠? (또 일은 잘 해서, 네 앨범에 덤덤히 제 사인을 새겨간다. 물론.. 네가 말한 글은 단 한글자도 적지 않았지만..) ..(괜히 억울한 감이 생겨, 네 손등위에 펜으로 모자 쓰세요 ㅡㅡ 까지 적어버린다. )

 

얼굴좀 안봤으면 좋겠다던 어젯밤의 바람은 어디로 가고…

 

한숨만이 나와요.

 

쥰페이는 쇼핑백에서 무언가를 꺼내들더니 짠,하고 당신에게 보입니다.

 

이거… 토끼모자인데요? 귀가 팔랑팔랑 움직이는?!

 

5:42PM쥰페이:뭐, 그래요. 그건 됐고.. 이왕이면 움직이는 귀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사온건데..

써주세요, 한번만.

 

5:44PM슌도 하루오:..역시 저 놀리려고 온거죠? (펜 끝으로 네 어깰 꾹 누르더니 짧은 한숨을 내쉰다.) 어차피 잘 어울릴텐데. 굳이 쓴걸 봐야겠어요? (작게 중얼거리곤 곧 고갤 끄덕인다. 보는 눈이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5:47PM쥰페이:(굳이 친절하게 네 머리에 토끼 모자를 씌워주었고) 그러게요, 정말 잘 어울리네.. (보는 사람 짜증나게..) 버튼도 눌러보실래요? (모자에 달린 토끼 발 버튼을 눈짓한다.)

 

5:48PM슌도 하루오:네에.. 그 쪽도 엄청 친절하세요. (그쵸? 당당히 덧붙여 말하며 슬쩍 꽃받침까지 해보인다. 귀엽지 귀엽지? 장난스레 웃어보이더니 슬쩍 버튼을 꾹꾹 눌러본다.)

 

토끼 귀가 팔랑거립니다.

 

팬들은 아우성을 지르며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누르네요.

 

쥰페이는 어색하게 눈웃음 짓습니다.

 

....

 

시간이 다될 무렵,

 

쥰페이는 뒤돌아 마스크를 벗고 당신의 팬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드는 행동을 취하곤 자리를 뜹니다.

 

 

5:50PM팬1: 뭐야, 방금 봤어?

 

 

5:50PM팬2: 쥰페이? 진짜야?

 

팬석은 급작스레 소란스러워집니다.

 

하여튼 어그로는 한번 잘끌어요.

 

도움이 안됩니다.

 

이게 내 팬사인회지 네 팬사인회냐…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에 화가 납니다.

 

....

 

....

 

어떻게 팬사인회 무사히 끝났습니다!

 

대기실로 이동하자 숨이 트이는듯 싶습니다.

 

대기실에서는 몇몇 스텝,

 

그리고 평화롭게 휴대폰이나 들여다보는 쥰페이가 있습니다.

 

5:51PM젠 쥰페이:아, 왔어요?

 

당신이 온걸 눈치채고 웃으며 당신을 반깁니다.

 

손에 든 휴대폰의 화면을 당신에게 보여주면서요.

 

…또 뭐?!

 

5:52PM슌도 하루오:..저기요. 자꾸 이렇게 왜... (따지기도 전, 내밀어진 화면에 반사적으로 시선이 따라간다. 뭐지?)

 

화면을 살펴보자면 쥰페이가 준 토끼모자를 쓴 당신과 함께 귀여운 토끼 사진이 나란히 올려져 있습니다.

 

제목은…[완전 애기천사 토끼]…….

 

┗ 저거 사인받는사람 쥰페이래

 

┗ 엥? 이건 또 무슨…

 

…등의 댓글도 몇개 달려있네요.

 

5:53PM젠 쥰페이:완전 잘나왔다, 그쵸?

 

5:54PM슌도 하루오:..네에, 저니까 당연히 잘 나왔겠죠. (됐다는듯 잘게 손사레치곤) ..그래서.. 자꾸 왜이렇게 찾아오세요. ...무슨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하려는 건가요?

 

5:57PM젠 쥰페이:.. (재수없어.. 짧게 생각하며 애써 입꼬리를 올린다.) 그럴리가. 말했잖아요, 난 슌도 씨가 좋다고.. 열성팬한테 너무한 거 아닌가요. (네 손을 제 입술 앞으로 끌어와 입을 맞추는가 싶더니 딱 멈추곤 눈동자만 굴려 너를 본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지은채로.) 얼마나 더 따라다녀야.. 내 진심을 알아주실까.

 

6:01PM슌도 하루오:..업계도 잘 알고 내가 좋다는 팬이라면서.. 절 엄-청 곤란하게 하고 계시잖아요. (물끄러미 널 바라보더니 조금 놀란 눈으로 약하게 제 주먹을 쥐였다가) ... 아마 이렇게..공개적인 곳에 그만 와주시면.. 저도 알지않을까요?

 

6:03PM젠 쥰페이:곤란해요? 왜지... (능청스레 말끝을 흐리며 모르겠다는 듯 군다. 곧 웃음을 흘리며 손을 놔주었고) 그럼 비공개적인 곳에서는 만나주겠다는 뜻인가요? 아, 그런거라면 생각 좀 해볼게요. 슌도 씨는 착하니까.. 거짓말은 아니겠죠.

 

6:06PM슌도 하루오:(허.. 어처구니가 없어 따라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음.. 어떻게 해야하나. 짧게 앓는 소릴내다) 글쎄요. 젠 씨를.. 따로 만날 수 있을정도로 시간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요. 거짓말은 아니지만.. 제 사정이 그렇네요. (부러 조금 얄밉게 말을 이었다. 작게 눈웃음 짓더니) ..그러니까! 적어도 굳이 찾아오고 싶으시다면.. 아까처럼 얼굴 다 내놓고 다니지 마세요! (볼 콕!)

 

6:08PM젠 쥰페이:맞다, 대스타셨지. (눈썹이 꿈틀.. 아주 조금은 쏘아보는 듯한 눈으로 너를 잠시 보더니 금세 눈웃음을 짓는다.) 글쎄요.. 슌도 씨 하는 거 봐서. (일부러 애매하게 말하며 볼 콕!)

 

한참을 대화하고 있을 무렵,

 

매니저가 문을 열곤 들어옵니다.

 

 

6:08PM매니저: 아, 슌도 씨… 사인회는 잘 끝냈어요?

그게, 문제가 있는데…

 

…라며 뜸을 들입니다. 갑자기 긴장되는데, 뭔가요?

 

6:09PM슌도 하루오:네에 잘 끝냈는데. (쪼르르 매니저의 앞으로 다가가 느리게 고갤 기울인다) 무슨 일 인데요?

 

 

6:09PM매니저: 차량에 문제가 생겼어요. 차에 시동이 안걸리는데…

다음 스케줄 음악방송이거든요. 당장 방법도 없고, 이걸 펑크낼 수도 없고… 하아…….

 

....

 

그렇죠, 리허설이 있으니 지금쯤 출발하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게다가 오늘은 컴백 활동의 마지막 날, 마지막 무대 방송이니까요!

 

무대 순서도 맨 마지막으로 잡혔지 뭐에요.

 

그런데 어쩌죠? 어떻게 방법이…

 

6:10PM젠 쥰페이:아.. 저, 차 가져왔는데. 괜찮다면 저랑 슌도랑 먼저 같이 가도 될까요?

 

…

 

네? 뭐라고요?

 

 

6:10PM매니저: 아…! 정말이신가요? 그래주신다면 저희야 정말 감사하지만…

 

잠깐, 내 의사는?!

 

정말 괜찮겠냐는 매니저의 말에 흔쾌히 OK사인을 보내는 쥰페이입니다.

 

그러고보면 쥰페이도 곧 스케줄이 있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었죠.

 

아무리 스케줄이 겹친다 해도……

 

정말?!

 

6:11PM젠 쥰페이:그럼, 갈까요.

 

6:11PM슌도 하루오:.... (뭔가 순식간에 끝나버린 일처리에 얼이 빠진듯 눈을 꿈벅이더니) ...이번만이에요? (어쩔 수 없어,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

 

.

 

.

 

ㅡ

 

...

 

그렇게 어찌저찌 조수석에 탑승합니다.

 

꽤나 좋은 차를 가지고 있네요.

 

바깥에서도 당신이 탄 밴(이었을 것)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아요.

 

눈치채지 못한 걸까요?

 

그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칩니다.

 

그렇게 정말 순조롭게 행사장을 빠져나옵니다.

 

6:13PM젠 쥰페이:사람 되게 많았는데 아무도 모르네. 제 덕분인거 알죠? 아, 안전벨트 매셨나요?

 

6:14PM슌도 하루오:..그렇네요. 하마터면 길이 막혀서 못 나올뻔 했는데(..) 아. (네 말에 뒤늦게 벨트를 맨다. 이제 됐죠? 그런 얼굴로 널 바라보곤)

 

6:15PM젠 쥰페이:(알아챘는지 코웃음을 쳐) 그래요, 이제 됐네요. (팔을 뻗어 가볍게 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핸들을 잡는다.) 조금 걸릴것 같긴 한데… 제 시간 안에는 갈거에요. 얌전하게 있으세요.

 

그렇게 농담이나 해대면서도 아까부터 시선은 앞만 보고 있습니다.

 

저 입만 좀 다물면 좋을텐데요.

 

...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자면

 

혼자있을때 보라기에 안주머니에 넣어둔 팬의 편지가 생각납니다.

 

뭐… 혼자는 아니지만 쥰페이는 운전하느라 귀찮게 굴지도 못하는데 상관 없지 않을까요?

 

6:16PM슌도 하루오:(겸사겸사.. 어차피, 내용엔 관심도 없으실테니까.. 슬쩍 편지를 꺼내 살핀다.)

 

편지 봉투를 열어보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물을 발견합니다.

 

핸드아웃 참고

 

편지 봉투에 담긴 것은 문서의 스캔본입니다.

 

날짜를 보자면 대략 30여년 전의 것이 적혀있습니다.

 

누가 장난이라도 친 걸까요?

 

그렇다기엔 묘하게 나는 옛날 문서의 티와,

 

날인까지 찍혀있는 것이 이리저리 봐도 IG 엔터테인먼트의 공문서입니다.

 

비밀 문서라 하는 편이 나을까요?

 

믿고싶진 않지만요, 그렇다면 이건 무슨 수로 얻은……

 

빠아앙!!

 

6:19PM젠 쥰페이:아 참, 깜짝이야. 도로 막히는게 내탓이야?

 

어쩐지 아까부터 가는 속도가 느리더니, 한참 차가 막히고 있습니다.

 

창 밖을 내다보면 방송사 건물이 보입니다.

 

다 오긴 한 모양이에요.

 

6:19PM젠 쥰페이:조금만 기다렸다가 내릴 준비 하세요. (힐끔..) 그런데 아까부터 열심히 보던거 뭐에요? 완전 뚫어져라 보던데.

 

6:21PM슌도 하루오:(화들짝 놀라 퍼뜩 고개를 들었다.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아, 별건 아니고.. 아까 팬한테 받은 편지요. ..이런걸 어디서 구했는진 모르겠지만.. (다른 내용은 더 없나? 편지의 뒷장도 살펴본다.) ..우리 회사 이야기 같아서요.

 

뒷장은 아무런 내용이 없습니다.

 

6:23PM젠 쥰페이:아하, 편지.. (핸들을 잡은채 검지로 톡톡 두들기더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해본다.) 뭐, 기획사에 하나쯤 비리정도는 있잖아요. 너무 클린해도 이상한거지.. (중얼..) 그래서, 뭐라고 적혀있던데요? 우리 소속사면 나도 알고 넘어가야죠.

 

7:32PM슌도 하루오:(이게 단가? 물끄러미 편지의 내용을 다시 흝는다. 그래서.. 이걸 연구해서 어디다 써먹게?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 말 없이 제 턱을 문지르더니) 음, 그냥 별 내용은 아닌거 같은데.. 우리 소속사에서 무슨 연구를 하나봐요. ..이런걸 왜 나한테 줬담? (으쓱)

 

7:34PM젠 쥰페이:(가만히 네 얘기를 듣더니 가벼운 어조로 대답한다.) 뭐야, 딱봐도 장난이네. 이렇게 큰 기업이 실험을 하면 바로 걸리겠죠.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지.. 곧 정면을 보고는 차를 정차시킨다.) 아, 다 왔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더니 어느새 방송사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카메라를 든 사람, 플래카드를 든 사람…

 

당신의 팬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통제를 받으며 주변에 서있습니다.

 

7:35PM젠 쥰페이:뭐해요? 여기서 내려요.

 

7:37PM슌도 하루오:(창으로 밖의 상황을 살핀다. 다행히 늦진 않았구나. 짧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안 그래도 그럴건데요. ..음, 뭐 그래도 덕분에 안 늦었네요. 고마워요. (작게 웃으며 차문을 열고 내린다.)

 

7:37PM젠 쥰페이:..그럼 이따봐요.

 

…라며 눈웃음을 짓습니다.

 

아…… 싫어….

 

이대로 내려도 괜찮겠죠?

 

차 문을 열고 땅에 발을 딛자,

 

수많은 셔터 소리와 팬들의 함성이 들려옵니다.

 

팬서비스나 해줄까요.

 

다시 대중 앞의 아이돌의 될 시간인걸요.

 

그러니 핸드사인은 하트로, 카메라를 향해 러브사인을 보내주세요!

 

7:39PM슌도 하루오:(반사적으로 인상을 조금 찌푸리다 곧 익숙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손하트를 만들어 가볍게 윙크를 한다.)

 

귀여워..

 

...

 

다시금 웅성대는 소리,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 곳은 출연자 대기실입니다.

 

눈 앞에는 거울과 수많은 화장품,

 

양 옆에서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정돈하고 있고 무릎엔 식사랍시고 초밥 세 개가 종이그릇에 담겨있습니다

 

물론 당신 손의 일회용 젓가락과 함께요.

 

그때,

 

 

7:40PM매니저: 슌도 씨, 도착은 하셨나요?　읽음 PM 5:00

 

마침 매니저의 문자가 옵니다.

 

7:41PM슌도 하루오:(참, 연락하는걸 깜빡했네. 식사들을 내려두곤 재빠르게 답한다.)

[네! 시간 맞춰서 잘 도착했어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괜찮아요~;)]

 

 

7:43PM매니저: 그.. 차량 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하게 꼬여버려서.. 되도록 데리러 가볼게요.　읽음 PM 5:00

 

무대는 마지막 순서니까 시간은 많이 남았을 거에요.

 

SNS라도 조금 볼까요?

 

[글 1], [글 2], [글 3]을 볼 수 있습니다.

 

7:44PM슌도 하루오:(음.. 대중교통을 타야할..상황도 염두해둬야하나. 젓가락으로 초밥하나를 한입에 와앙 넣어버리곤 느긋하게 글1을 살핀다.)

 

 

글1

 

 

7:45PM익명 20XX. X. XX 16:38 작성: 팬싸 인증ㅋㅋ 이름옆에 하트도 그려줌 역시 내 남편

 

…의 글과 함께 사인 용지, 굿즈가 함께 찍힌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함께 써준 코민트를 보니 팬의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나는가 싶기도 해요.

 

그건 그렇고 어느새 당신은 수천만명의 애인이 생겨있곤 합니다.

 

뭐… 일상이죠.

 

7:46PM슌도 하루오:(오물오물.. 막상 진짜 애인을 사귀어본적은 없는데 말이지.. 글2를 살핀다.)

 

 

글2

 

 

7:46PM익명 20XX. X. XX 16:40 작성: 하루오 귀여운거 볼사람? 완전 와기천사토끼

 

사진은 사인회에서 쥰페이로부터 강제로 받은 모자를 쓴 당신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움짤로요.

 

모자의 양쪽 귀가 쫑긋거립니다.

 

사진의 밑으로 엄청난 공유수가 보이는데요?

 

7:48PM슌도 하루오:(...입맛 뚝! 다른 팬이 준거라면.. 그냥 별 생각없이 재밌다 여겼을텐데, 하필.. 그 인간이 준거라 뭔가 속셈이 있을것만 같아서 영 찝찝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다. 글3으로 넘긴다.)

 

 

글3

 

 

7:48PM익명 20XX. X. XX 16:47 작성: 쥰페이 손에 반지 뭐임? 커플링임?

 

┗ 개소리ㄴㄴ

 

┗ 걍 낀거 아님? 겉에 문양같은거 있는거 보니까 각인반지 같던데

 

┗ 나랑 커플링♡

 

……따위의 글입니다.

 

장신구 하나에도 집중받는 삶이란…….

 

손에 낀 반지마저 발견해내는 팬들도 무섭습니다.

 

그렇게 둘러보던 도중, SNS에 쪽지가 왔다며 상단바에 표시가 나타납니다.

 

확인해보자면 당신의 비밀계정으로 알림이 하나 떠있습니다.

 

모르는 사용자에게 온 쪽지네요.

 

7:50PM슌도 하루오:(젠 씨도.. 그 유행을 타나? 나중에 한번 물어볼까.. 입을 오물거리며 슬 주변을 살피더니 쪽지를 확인한다.)

 

쪽지를 열면 종이 두 장이 나열된 사진만 달랑 한 장 보내져 있고,

 

사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핸드아웃 참고

 

프로젝트의 제안서인 모양입니다.

 

쓰인 날짜는 몇 년 전의 것입니다.

 

당신이 데뷔하기 조금 전이요.

 

이번에도 역시 장난, 그리고 조작된 것이라기엔 너무나도 문서는 정교해 보입니다.

 

셀러브리티는 자의 아니게 지목당함으로 타인의 이목을 끄는 패시브 스킬을 얻는다…

 

대충 이 말인가요?

 

제안서에 옆에 놓인 또다른 종이를 확대해봅니다.

 

증명사진, 이름과 나이, 거주지 등이 적힌 표……

 

누군가의 이력서에요.

 

어?

 

그러니까, 자세히 보자면...

 

당신의 이력서요.

 

예?!?!?

 

...

 

 

아이디어 판정

 

7:52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제된 주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셀러브리티,

 

제안서 옆에 놓인 당신의 이력서.

 

그리고 여느 평범한 데뷔에도 기이하리만치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당신.

 

...

 

그러니까…

 

이 연예계는 인간의 감정을 연구하고자 하는 어느 비밀 프로젝트의 도움 발판에 불과하고,

 

당신은 그 실험체가 되어 그를 돕는 역할이었을뿐, 이라는 말인가요?

 

 

슌도 하루오, 이성 판정

 

7:53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

 

 

7:54PM메이크업 아티스트: 슌도 씨, 뭘 그렇게 보고있어?

 

화장을 수정하던 손이 떨어진지는 오래인 것 같아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옆에서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7:54PM메이크업 아티스트: 연락해요? 애인이라도 생긴거 아냐?

 

어째 일루미나티같은 알아선 안될 것을 알아버리고 만 느낌입니다.

 

방음벽 사이로도 들리는 쥰페이의 진행,

 

그리고 음향이 편하게 쉬도록 냅두진 않을 모양입니다.

 

주변의 분주해지는 발걸음이 곧 당신의 차례임을 알릴테죠.

 

...

 

대기실의 TV에서 당신과 쥰페이의 인터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전녹화한 대기실 인터뷰였죠.

 

카메라 앞이랍시고 평소보다 가식적인 쥰페이와 웃고 있는 당신이 보입니다.

 

7:55PM젠 쥰페이:그래서 슌도 씨, 오늘이 마지막 무대인데 소감 어떠신지 한 말씀 해주실까요?

 

7:56PM슌도 하루오:음, 마지막 무대까지 도움 주신 모든 스태프, 소속사 사장님께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이번 활동 막바지까지 응원해주시고, 또 사랑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어요!

 

7:58PM젠 쥰페이:아~, 역시 팬들을 향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그동안의 활동 수고 많으셨고,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를 안고 응원하겠습니다. (빵긋!) 자, 그럼 다음은..

 

그렇게 화면을 보고 있자면, 어째 주변은 더 분주해집니다.

 

벽 너머로 다른 아이돌 그룹이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오는 듯 소리가 들려옵니다.

 

 

7:59PM스태프: 슌도씨, 준비하실게요!

 

라며 당신을 안내하는 스태프가 다가옵니다.

 

별안간 휴대폰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스쳐지나가는 화면엔 다음과 같은 쪽지의 내용이 보입니다.

 

[연락 끊지 말아주세요. 더 보여줄게 있어요.]

 

답장을 하려고 한다면, 스태프가 하루오를 다급하게 부르네요.

 

8:00PM슌도 하루오:(이..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꽤, 아니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굳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나중에 다시 확인할게요.]

(급하게 답을 보내두고 이동한다.)

 

...

 

그 문장을 뒤로 하고 무대를 향해 걸어나갑니다.

 

복도가 이렇게 길었던 줄은 몰랐습니다.

 

마침내 문이 열리자, 들려오는 함성은 커져갑니다.

 

뜨거운 환호가 들리고, 반짝이는 펜라이트가 눈에 담깁니다.

 

매주 일어나는 무대위의 데자뷰를 마주하고 있자면,

 

문득 받은 쪽지의 내용과 함께 어느 생각이 듭니다.

 

팬들이 온전히 그들의 의지로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신이 받는 사랑이 온전히 당신의 것이 아니었다면,

 

하는 생각이요.

 

그럼에도 당장에 당신은 물러설 수 없습니다.

 

앞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마지막 스테이지!

 

‘뮤직 온’ 이에요!

 

.

 

.

 

.

 

ㅡ

 

...

 

수고하셨습니다, 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복도입니다.

 

집에 갈 시간이에요. 그럼에도 그다지 즐겁지가 않은 것은

 

‘죄송해요’로 시작해서 ‘쥰페이씨에게 잘 말해뒀으니까’ 로 끝나는 매니저의 문자를 받았기 때문일까요.

 

이 빌어먹을 자식이랑 어째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쥰페이는 이런 당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좋게 인사나 하고 있고요.

 

무대가 끝나자마자 머리가 아프고,

 

어쩐지 열이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살짝 피곤한 정도로요.

 

활동 기간이라고 무리한 탓인가요.

 

출구의 바깥에는 경호원의 통제를 받으며 방청객들이 연예인의 퇴근길을 보기 위해 줄을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한번만 봐주세요, 라며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 역시 들립니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자면……

 

 

정신력 판정

 

8:03PM슌도 하루오: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괴생명체가 그 더듬이를 움직이며 당신을 응시합니다.

 

순간 그것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당신을 향해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네?!

 

 

이성 판정

 

8:04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어떻게 해야하죠?

 

고민하던 찰나,

 

8:04PM젠 쥰페이:왜 가만 서있어요, 안가요? 기왕이면…… 좀 뛰어야 될 것 같은데.

 

라며 반대쪽을 흘끔이곤 손을 뻗어 당신의 팔목을 낚아채는 쥰페이입니다.

 

그런데 잠깐, 붙잡힌 팔목에서 순간적으로 이상하리만치 차가운,

 

얇은 금속의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당장에라도 얼어붙는 듯한 차가움이요.

 

당신도 모르게 쥰페이의 손을 내치고 맙니다.

 

쥰페이는 당신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곤, 왜 그러냐며 묻습니다.

 

내친 손을 보니 반지가 껴있는, 그 손입니다.

 

얼음으로라도 만들었나…….

 

8:07PM슌도 하루오:(당황스럽단 눈으로 제 손을 쥐락펴락 하더니) ..그, 그쪽 손이 왜 그렇게 차요? (횡설수설.. 데굴데굴 눈을 굴리며) ..아! (뒤늦게 아차 했는지 먼저 발걸음을 다급하게 옮긴다. 이런저런..묻고싶은게 참 많은데.. 지금은.. 안 될거 같다!)

 

아무튼 지금은 그런걸 생각할 때가 아닌듯 싶습니다.

 

추격을 시작합니다.

 

.

 

.

 

.

 

추격.. 이렇게 하면 안 된다의 교과서입니다.

 

봐주세요

 

엘리베이터에 다다릅니다.

 

 

행운 판정

 

8:09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61/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8:09PM젠 쥰페이:

운

기준치:	55/27/11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간신히 엘레베이터를 붙잡습니다.

 

뒤를 돌아보자면 당신을 쫓아오는 것을 붙잡으러 따라오는 경호원들이 보이네요.

 

턱없이 뒤쳐지곤 있지만요.

 

엘리베이터 문을 닫고 내려가자면,

 

지하 주차장이 보입니다.

 

...

 

문이 열리자 나무 자재, 시멘트 포대 등으로 반쯤 가로막혀 있습니다.

 

리모델링 한다고 하더니…

 

이런 곳에 쌓아둬야 했는지 정말 알 수 없습니다!

 

 

근력, 크기 판정

 

8:11PM슌도 하루오: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8:11PM젠 쥰페이: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8:11PM슌도 하루오:

크기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8:11PM젠 쥰페이:

크기

기준치:	75/37/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쥰페이는 완벽하게 잘 넘어갔지만..

 

하루오는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뻔 합니다.

 

쥰페이가 잡아준 덕에 넘어지진 않습니다.

 

 

민첩 판정

 

8:12PM슌도 하루오: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사히 넘어갑니다.

 

...

 

장애물을 가로지르고 나면

 

 

관찰력 판정

 

8:13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쥰페이의 차를 찾습니다.

 

8:14PM슌도 하루오:(쥰페이의 손목을 꾸욱 붙잡고) ..당신 차 저기 있는데! 차..로 가요?!

 

8:15PM젠 쥰페이:(손목이 잡히자 조금 놀란 눈 했다가 아차하며 마주 잡고 차를 향해 뛰어간다. 열쇠로 차를 열고는 조수석 문을 열어주고 곧바로 운전석에 탑승한다. 주변을 살피면서 얼른 네가 타기를 기다리고, 시동을 건다.)

 

8:16PM슌도 하루오:(..네가 문을 열어주자마자 쏠랑, 차 위로 올라탄다. 와중에 벨트까지 꾹 매버리곤) ..저기요, 아무런 말..도 못해주겠죠 지금은? (여전히 우릴 따라오나? 몸을 돌려 뒤를 살피기도.)

 

8:18PM젠 쥰페이:당연하죠, 뭐 저런 미친놈이 다 있나.. (중얼..) 아주 보안 시스템이 엉망이네요. (저 또한 급하게 벨트를 매고는 핸들을 잡으며)

 

 

젠 쥰페이, 자동차 운전 판정

 

8:18PM젠 쥰페이:

자동차 운전

기준치:	50/25/10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출발합니다.

 

.

 

.

 

.

 

어찌저찌 빠르게 차를 몰고는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숨 좀 돌려도 되지 않겠어요?

 

일단 여기만 나가고요.

 

그런데…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요!

 

앞으로 돌파할 수가 없습니다.

 

 

젠 쥰페이, 자동차 운전 or 아이디어, 자료조사 판정

 

8:20PM젠 쥰페이:

자동차 운전

기준치:	50/25/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운전 신이었네..)

 

8:20PM슌도 하루오:(우와..) 나중에 매니저 하셔도 되겠어요.

 

8:20PM젠 쥰페이:저 채용하실래요? (농..)

 

8:21PM슌도 하루오:..이번 매니저가 그만두면? (농~)

 

8:21PM젠 쥰페이:물 떠놓고 빌어야겠네요.. (중얼..)

 

쥰페이는 사람이 없는 길을 발견합니다.

 

얼른 빠져나가요!

 

.

 

.

 

.

 

무사히 인파를 빠져나오자…

 

잠깐, 앞에 사람 지나가는데요?!

 

저거 무단횡단,

 

… 이기 전에 브레이크!!

 

 

젠 쥰페이, 자동차 운전 판정

 

8:22PM젠 쥰페이:

자동차 운전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마터면 아침 뉴스에 얼굴을 비칠 뻔 했어요.

 

8:23PM슌도 하루오:..저기요! 운전 조심히 해주세요! (혹여나..사람을 칠까봐 잔뜩 겁먹어선..벨트까지 꾹 쥐었다.이런 일로 뉴스에 나오긴 싫어요! )

 

8:24PM젠 쥰페이:(저 역시 놀랐는지 큰 눈으로 꿈뻑이다가 네 말에 기가 차다는듯) 저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온 건데요? (나참..) 그래도.. 잘 멈췄으니까 됐죠? 사이코한테서 살려줘도 뭐라해.. (투덜..)

 

추격을 종료합니다.

 

추격이 끝나면 탁 트인 도로를 마주하게 됩니다.

 

주변의 화려한 야경은 덤으로요.

 

…밀려오는 두통과 함께 참 사는게 피곤하다고 느껴집니다.

 

인터넷엔 퇴근길을 못봤다는 의문글이 한가득일지도 모르겠네요.

 

덤으로 내일쯤 올라올 기사도 대충 그려지고…….

 

슬슬 도로에 차도 막히기 시작합니다.

 

폭신폭신한 조수석 의자에 기대니 편하긴 합니다.

 

익숙치 않은 승차감인 것만 빼보자면…….

 

8:25PM젠 쥰페이:숙소까지 데려다 드리면 될까요?

 

그리고 옆의 이자식도 좀… 빼자면요.

 

8:26PM슌도 하루오:(지끈지끈.. 머리 아픈 일이 한두개가 아니라.. 잠시 양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더니 짧은 한숨을 내쉰다.) ...네 이번만 조금.. 부탁드릴게요. (...) ..고마워요. 오늘따라.. 신세지는 일이 많네요. (창에 머릴 기대곤 야경을 향해 시선을 돌리곤 웅얼거리듯 말했다.)

 

8:28PM젠 쥰페이:신세는.. 뭘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그렇다기엔.. 같이 이상한 일을 겪었던 터라 평소와 달리 무미건조한 얼굴과 말투로 대답한다. 영혼이 반쯤 담긴...) 피곤하시면 눈 좀 붙이세요. 아니면 다른걸 하던지.

 

8:30PM슌도 하루오:..자꾸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실래요. (무어라 더 대꾸하기도 피곤해 곧 입을 꾹 다물어버린다. 안 그래도 심란한데.. 배로 심란하게 만들어. 뚱...) ..(곧 입을 삐죽이며 핸드폰을 확인한다. 아까..그 DM답장이 왔을까?)

 

문득 익명의 사용자로부터 온 쪽지가 생각납니다.

 

연락 끊지 말아달라던 그것이요.

 

새로 무언가 보내온 것이 있을까요?

 

휴대폰을 켜보자면 새로운 [쪽지]가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8:31PM슌도 하루오:(바로 내용을 확인한다.)

 

 

쪽지

 

별다른 말 없이 사진 한 장 만이 보내져 있습니다.

 

핸드아웃 참고

 

약 일주일 전의 날짜입니다.

 

이후로는 무슨 사람 하나 묻은 후의 처리법같은 내용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거 범죄거든?!

 

그러니까, 대충 활동 종료일이 지나면 실험체가 죽는다…

 

는......

 

뭐, 그런 말인가요?

 

...

 

잠깐,

 

생각해보니까 여기 적힌 실험체… 당신이잖아요!

 

회사랑 계약할 때 쓴게 소속계약서인지 인신매매 계약서인지…….

 

고소를 입에 담기도 전에, 실험의 종료일…

 

그러니까 당신의 이번 활동의 마지막은 방금 끝났는데요?

 

얼마 남지 않은 오늘 안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건가요?

 

 

아이디어 판정

 

8:34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깐, 진정해 보기로 합시다.

 

남은 기간동안 가치의 유무를 판단한다며…….

 

그 최면을 거는 주문이란거, 원래부터 있던 것도 아니고

 

멀쩡히 살던 중에 자기네들이 주사 찔러넣듯 주입시켜놓고는 어이가 없습니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라와보긴 했지만요

 

...

 

덕분일지는...

 

뭐, 아무튼

 

주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회사가 말하는 당신의 가치라면, 없앨 수는 없을까요?

 

동화에서도 주인공에게 걸린 마법은 잘만 풀리던데……

 

그러고보니 아까 대기실에서 본 사진, 무대 전이라고 대충 훑어본 감이 없잖아 있지 않나요?

 

뭐라도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과 함께 처음 보내온 [사진]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8:36PM슌도 하루오:(핸드폰을 양손으로 꼭.. 기도하듯 꼬오오옥.. 잡는다. 제발.. 이 빌어먹을 자식들 죄다 콩밥먹일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며.. 사진을 확인한다.)

 

핸드아웃 참고

 

… 여기까지 읽자, 눈이 흐릿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마침 주문의 해제 방법이 나와 있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왜 하필 그 중심은 혀에 잡혀있나요.

 

당신이 말과 노래로 먹고사는 직업이라?

 

아닌데… 얼굴로 먹고사는 직업인데…….

 

다시금 억울합니다.

 

그러니까, 이 망할 주문을 풀기 위해 당신이 할 일은……

 

잠깐, 이거 키스하라는거 아냐?

 

 

이성 판정.. 필요하다면 해주세요.

 

8:37PM슌도 하루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ㅜㅜ 이성 -1 감소

 

말도 안돼, 싫어!!

 

말하기도 전에 또다른 실험체를 찾든말든 해야 싫고좋고를 따져야 할 듯 싶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무슨 수로……

 

...

 

어쩐지 그런걸 논할 기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피곤한 걸 넘어서, 조금 으슬으슬한 듯 싶기도 해요.

 

아까부터 느껴지던 두통이 심해지는 걸까요.

 

도로의 야경 불빛이 어지럽게 흔들림과 동시에 툭,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

 

.

 

.

 

.

 

...

 

ㅡ

 

...

 

...

 

8:39PM젠 쥰페이:…… 도씨, 슌도 씨!

괜찮아요? 별로 안좋아 보이는데.

 

당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듭니다.

 

어디죠? 차창 너머로 주위를 둘러보니 화려하던 야경은 없고,

 

어두캄캄한데다 은은한 가로등 조명만이 놓인,

 

그리고 익숙한……

 

당신의 숙소 앞 골목길입니다.

 

문득 쥰페이의 손이 당신의 이마를 짚습니다.

 

닿아오는 손의 온도는 따뜻하기만 한데…

 

그럼에도 여전히 이질적이게 차가워요.

 

그러니까, 그 손에 낀 반지만요.

 

쥰페이는 여전히 이를 알지 못하는 듯 합니다.

 

꼭 당신만 차갑다 느끼는 것처럼요.

 

 

아이디어 판정

 

8:40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문득 생각나는 것은 저 반지가 꼭 해결책이 될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떠올려봅시다.

 

사인회에서 스쳐가듯 들은 팬의 말에 따르면, 그리고 이 말도 안되는 일이 전부 현실이라면…

 

반지가 유난히 차가운건, 그리고 이상하게도 컨디션이 점점 안좋아 지는 것은

 

단지 당신 몸과 해제 주문이 반응하여 당신에게 이상반응이 나타났던 것 뿐이고,

 

그런말인 즉슨 저 반지에 당신이 찾던 주문이 있어요.

 

정확하게는 소지자인 쥰페이가 사용할 수 있는 셈이고요.

 

....

 

정말, 진심으로요?

 

아무래도 쥰페이와 지독히도 얽힐 것 같다는 예감은 어째 빗나가질 않습니다.

 

쥰페이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당신을 살피고 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듯한 얼굴로요.

 

8:41PM젠 쥰페이:열나는것 같은데, 감기 걸린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결국 너 때문인거잖아, 이 자식아!

 

…뭘 알겠나요.

 

그러곤 곧 당신쪽으로 얼굴을 들이대는데,

 

……잠깐, 너무 가까워요!

 

다가오는 손길과 가까워진 거리에 쥰페이를 한창 노려보고 있자면,

 

곧 시선이 마주치고…

 

8:41PM젠 쥰페이:왜 그렇게 보세요? 제 얼굴에 뭐라도…

 

어지럽고 열이 오르는건 한순간입니다.

 

정말 열감기라도 들었는지…

 

어쩌면 꽤나 로맨틱한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오로지 당신의 선택에 따라서요.

 

8:45PM슌도 하루오:(하....) ... (하....) ..(깊은 한숨을 번갈아 내쉰다. 이걸.. 이걸 어떻게 말해? 급기야 그 알페스 소설속 내용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제 신세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참을 말 없이 바닥에 시선을 고정하기만 하다 귀까지 달아오른 낯으로 입을 천천히 열었다.) ... ...저도 지금..정말 미친 소리하는거 아는데요.. ..젠 씨, 정.. 정말 내가 좋아요? 팬으로든..뭐든 그러니까.. (횡설수설..)

 

8:50PM젠 쥰페이:(네 깊은 한숨에 정말 몸상태가 안 좋나 싶어서 자신의 이마도 함께 짚어본다. 열이 나는 거 같기도.. 애매하단 듯이 표정을 짓고 생각에 잠겼다가 네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돌아온다. 횡설수설 해대는 통에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대충 이해하며 미소를 옅게 지어보인다.) 정말 미친 소리 맞네요. 많이 아파요? (물론 여기까진 농담이었고..) ..슌도 씨는.. 이제 내 마음을 알겠어요? (이마를 짚었던 손을 내려 네 손등 위로 겹쳐 잡고는)

 

8:55PM슌도 하루오:..아니, 아..픈것도 맞고.. 피곤한것도 있지만.. 지금 아파서 하는..그런 이야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상하게 보진 마셨으면 하는데. (...제 손을 맞잡는 널 느리게 올려다본다. ..근데 이 사람이 나한테 갖는 호감도, 다 그 최면의 영향이면 어떡해? ..그래도 안 했다간..내가 통속의 뇌가 될지도 모르고. ..또 한참을 우물쭈물 거리다 겨우, 질끈 눈을 감은채로. 둘 뿐인 차체임에도 귓속말하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저한테, 한.. ..한번만 키스해주시면 안 돼요? ..저 누구랑, 이..런걸 해본적이 없어서 그게.. (불타는...얼굴!)

 

9:01PM젠 쥰페이:충분히.. 이상한데요, 그런.. 이야기는.. (조금 얼떨떨한 얼굴로 눈을 데굴 굴린다. 나도 처음인데, 키스는. 뽀뽀도.. 너한테 해준게 처음이었고. 대강 분위기로 예상은 했다만 부탁을 할 줄은 몰랐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적이 맴돌았다. 짧게 침음하며 고민하다가 나쁘지 않아서 결국엔 네게 응하기로 결심한다. 아주 조금은, 긴장한 얼굴로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기울여 제 자리로 돌아온다. 이쪽으로 넘어오라는 듯 눈짓을 했고 얼핏보면 너와 마찬가지로 뒷목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불편하니까 넘어오세요. 키..스 해드릴게요.. (작아지는 목소리!)

 

9:05PM슌도 하루오:..알아요! 이상한거! 아는데.. (어쩔수가 없다니깐요.. ..최면이 풀리면 정말로, 네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콕콕 찔려오는 양심에 짧게 앓는 소릴 냈다. 이어지는 네 행동엔 정말 온몸이 달아오르는듯 해. 파르르 떨리는 손길로 벨트를 풀어내곤 느릿느릿.. 네 위로 올라타 말없이 널 응시하다) ... ....저,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요. 제가 나중에 꼭 다 갚을게요. (제 양뺨을 손등으로 문지르곤 깊은 심호흡을 내쉰 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9:12PM젠 쥰페이:..나중에 꼭 갚으세요. (평소엔 그렇게도 저를 눈엣가시마냥 불편해하더니..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는지 갑자기 키스를 해달란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상했지만.. 약 좀 올리려고 최근 붙어다녀본 결과, 제 위로 올라타서 그림자 진 얼굴이 꽤나 사랑스럽다고..., 손을 뻗어 허리를 감싸안고 고개를 기울이며 얼굴을 가까이 한다. 눈을 반쯤 내려깔고 너를 빤히 보다가 네 입술을 머금고 문댄다. 입을 열게하고 그 틈 사이로 혀를 집어넣어 진득하게 입을 맞추었다.)

 

.

 

.

 

.

 

정적만이 감도는 듯 합니다.

 

묘한 숨소리와 함께요.

 

운전석은 키스하기 그다지 좋은 위치는 아니네요.

 

밤의 거리가 이다지도 조용한줄은 몰랐습니다.

 

정적 속에서 당신의 고통은 잘게 잦아듭니다.

 

...

 

얼마나 지났을까요.

 

짤막하게 새어나오는 신음에, 마실 공기가 부족해요.

 

숨이 막혀온다 느낄 입맞춤의 끝무렵 즈음,

 

순간 찌릿, 하고 무언가가 당신을 관통하는 느낌이 듭니다.

 

놀란 탓에 쥰페이를 가볍게 밀쳐내자, 그 표정이 제법 볼 만 할지도 모릅니다.

 

9:15PM슌도 하루오:(모자란 숨을 조급하게 쉬는것과 동시에 제 입을 손으로 가린채 가만 널 살핀다. ...최면.. 다 풀렸나? 이제 진짜 미친놈이라 보면 어떡하지?피어오르는 여러 걱정들을 애써.. 눌러참고는) ... ...제, 젠 씨? (조심스레 널 불러)

 

9:18PM젠 쥰페이:(밀쳐지자 당황한듯 눈을 꿈뻑이며 네 입과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왜.., 왜.. (밀치지..) 나랑 한 키스 별로였어요? 혹시 이제 와서 후회해요? (꽤나 벙찐 얼굴로 네 옆구리에 얹은 손을 떼야하나.. 고민한다.)

 

9:21PM슌도 하루오:...네? (저 역시 벙찐 얼굴로 널 바라보더니 생각이 멈춘듯 뚝.. 행동 역시 멈춘다. ..눈을 어디다둬야할지 모르겠어서. 쪼그라들듯 몸을 움츠리곤 네 어깨쯤에 얼굴 기대었다가) ..아,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냥 방금 느낌이.. 이상했는데 그게.. (중얼중얼중얼..) ..그으, ..여전히 내가 좋아요? (꿍얼..)

 

9:25PM젠 쥰페이:..이상했.. (쿠궁.. 조금 축 처진채로 기대오는 너를 받아준다. 눈을 열심히 데굴데굴 굴리다가) 여기서 싫다고 하면 나만.. 쓰레기 되는 거잖아요. 안 좋을 건 또 없죠. (끙..) 그, 음.. (팔을 뻗어 운전석 차 문을 덜컥, 열어주며) ..일단.. 들어가셔야죠.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얼굴까지 달아오른 채로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9:27PM슌도 하루오:아니, 그.. 이상했다는게! 키스가 이상했단게 아니라! ... ...죄송해요. 그냥 지금 내.. 상태가 이상해서 그러니까.. (마른세수를 하며 긴 한숨을 푹푹 내쉰다. 벌컥 열린 문과 널 느리게 번갈아보다 곧 고갤 끄덕이더니) ...오늘 고마웠어요. (저 역시 달아오른 낯으로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제 뺨을 꾹꾹 누른다.) ..연락할게요.

 

.

 

.

 

.

 

ㅡ

 

...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아침입니다.

 

바쁜 스케줄이 줄은 탓인가, 컨디션이 눈에 띄게 괜찮아진 듯 합니다.

 

마침 전화가 와 벨소리가 울립니다.

 

들어 살펴보니 소속사 사장님……

 

이기 전에 잠깐, 부재중 전화 47통이요?!

 

어쩐지 받지 말라며 본성이 소리치는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있나요.

 

9:30PM슌도 하루오:.. (..어제 아무도 없던거 맞지? 불현듯.. 몰려오는 예감이 들어 한참을 망설이다) ...여보세요? (작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9:30PM소속사 사장님: 너 지금 어디야?! 오늘 스케줄 다 취소했으니까 당장 회사로 나와!!!

 

… 네?! 왜요??

 

물을 틈도 없이 전화는 끊깁니다.

 

회사의 비밀을 알아버린 걸 들켰나?!

 

아니면 인성논란…?

 

100통 넘게 쌓인 문자를 볼 염두도 안나 쌓아두곤 이것저것 가설을 세우던 차,

 

쥰페이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9:31PM슌도 하루오:(연락한다곤..했지만 지금? ..괜찮나? 허겁지겁 핸드폰을 들곤) ...여,여보세요?

 

 

9:31PM젠 쥰페이: (한숨 푹..) 슌도 씨, 좋은 아침… 이기 전에 인터넷 봤어요? 완전.. 핫하던데.

 

인터넷이요?

 

전화를 연결해 둔 채 인터넷에 접속해 봅니다.

 

검색어 1위로 떠있는 것은 당신의 이름이고,

 

그 다음으로는…

 

오랜만에 쥰페이의 이름이 떠있습니다.

 

아무 곳이나 누르자 여러 개 기사가 뜨고,

 

그 중 당신의 눈을 의심케 한 것이 있을테니…

 

그래요, 설마하던…

 

 

[하루오, 쥰페이와 열애설… 차안 키스, 둘이 무슨 사이? ♥]

 

의 제목과 함께 파파라치샷으로 박제된 당신과 쥰페이가 있습니다.

 

이런 미친……

 

…방심했습니다……!

 

부인하기엔 사진이 완전 고화질로,

 

누가봐도 당신과 쥰페이이도록 나와버렸어요.

 

 

9:32PM젠 쥰페이: 커플샷이 공개 박제가 돼버렸네… 이거 어쩌죠?

그건 둘째치고, 우리 둘 좀 잘 어울리지 않나요?

 

…… 라며 태평하게 농담이나 해대는게 얄밉기 그지 없습니다.

 

회사가서 보자……

 

언론은 이때다 싶었는지 기왕 문 대형 떡밥,

 

아주 사귀는 사이로 몰아가기로 한 것 같습니다.

 

저기, 나 아무말도 안했는데…….

 

댓글창과 SNS는 아무래도 안보는게 이로울 듯 하죠.

 

간만에 쉴 수 있나 했더니, 어째 더 피곤해지게 생겼습니다!

 

밖으로 향하는 출근길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아침인데 카메라 플래시 사례나 받으러 가볼까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은 덤으로요.

 

그럼, 오늘도 아이돌 시작합니다!

 

 

END 1. 로맨스 에버라스트!

 

 

쥰페이 생환

 

 

하루오 생환

 

3주동안 인터넷이 두 사람의 연애 스캔들로 뜨거워집니다. 당신의 피로는 덤으로요!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