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슌] 2021.08.24 오피스 로맨스가 필요해!

 

 

 

13:00

 

 

21.08.24

 

 

ㅡ

 

산처럼 쌓인 서류들을 빛 한 줄기가 지구를 다 돌기도 전에 빠르게 해치워내고

 

가장 먼저 사무실을 떠나 모두의 어이를 실직시킨 멋진 오후,

 

과장 조금 보태서 마치 태양이 당신을 바라보고 세상 온화한 미소를 지어줄 것처럼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고 맑은 날씨,

 

스케줄 하나 없이 완벽하게 비워놓은 시간!

 

그래요, 당신은 아주 완벽한 상태입니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데이트 준비를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요.

 

딱 한 가지,

 

이 모든 계획들에 아주 중요하고 핵심적인 딱 한 가지만 제외하면.

 

 

1:01PM메신저 [곰곰이]: 정말 미안해. 갑자기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겨서 정시 퇴근은 힘들 것 같아..ㅠㅠ

 

...

 

이번에는 꼭꼭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게 불과 몇 시간 전인데도 말이에요

 

쥰페이가 일부러 당신을 바람 맞히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가라앉는 기분과 갈 곳 없는 원망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잠깐만.

 

갈 곳이 없긴 왜 없어?

 

이게 다 새벽 두 시 구애인마냥 구질구질하고 질척하게

 

쥰페이를 붙잡아대는 회사 때문 아닌가요?

 

당신은 생각합니다.

 

그래, 그럼 내가 구해줘야지.

 

내가 찾아가면 그만 아닌가?

 

어차피 당신도 쥰페이도 업무에 찌들리는 직장인이고,

 

슬슬 한 편의 오피스 로맨스물을 찍어볼 때도 됐습니다.

 

1:05PM슌도 하루오:(하긴.. 주말 부부도 아니고.. 기러기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까지 못 보게 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 [아냐 괜찮아. 오늘도 수고하고 힘내야해? 사랑해^-^♥] (적당히.. 답장을 보내두고 쥰페이의 회사로 향한다.)

 

그런 생각에,

 

당신은 마치 전장을 나가는 장수마냥 비장하고 장엄하게 쥰페이의 회사로 향합니다.

 

.

 

.

 

.

 

...

 

쥰페이의 회사에 처음 와본 것은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제 집 드나들 듯 들락날락거렸지만 조금 감회가 새롭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당신은 쥰페이를 붙들고 놔주지 않는 저 요망한 회사를 격퇴하러 온 히어로니까요!

 

그런데 어째…

 

오늘따라 건물 보안이 좀 더 삼엄한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부쩍 수가 늘어난 건물 앞의 <경호원>들이 입구의 유리문에 붙어있는 <종이>를 가리키며 그 근처에 모여 서성이는 <사람들>에게 무어라 말하고 있습니다.

 

1:07PM슌도 하루오:..? (오늘따라 무슨 일이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종이를 확인한다.)

 

 

종이

 

핸드아웃 참고

 

당신은 직감적으로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쥰페이와 당신에게 주어져야 했던

 

수많은 데이트, 추억들, 알콩달콩한 시간들을 뺏어간 장본인이라고요!

 

 

지능 판정

 

1:08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천재

 

1:09PM슌도 하루오:(내가 좀)

 

쥰페이에게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회사에서 다소 뜬금 없는 큰 회의를 진행한다고요.

 

기간을 써놓긴 했지만 사실상 무기한 장기 회의라는 의문점까지…

 

어쨌든 그다지 석연치는 않습니다.

 

1:10PM슌도 하루오:(정말..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게.. 인상을 구기다 경호원의 이야길 엿듣는다.)

 

 

경호원

 

경호원에게 다가가서 엿들으려 하자,

 

그는 마치 답안이 입력되어있는 기계처럼

 

손가락으로 종이를 가리키며 당신에게 말합니다.

 

 

1:11PM경호원: 현재 기업 차원의 중요 기밀에 해당되는 프로젝트 진행 중으로, 외부인은 일체 출입하실 수 없습니다.

 

이내 제 할 일이 끝났다는 듯이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닫습니다.

 

 

관찰력 판정

 

1:11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와

 

1:11PM슌도 하루오:(으쓱!)

 

차갑고 딱딱한 음성, 감정 하나 드러나지 않는 무감각한 낯.

 

. 뭐랄까 지나치게…

 

비인간적인 모습입니다.

 

평소에도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긴 했지만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요.

 

 

1d4 판정

 

1:12PM슌도 하루오:

rolling 1d4

 

(

2

 

)

 

 

=

2

 

 

이성 -2 감소

 

1:13PM슌도 하루오:(내가.. 그 기업인이라 뻥이라도 쳐볼까.. 잠시 제 명함의 끝을 만지작 거리며 고민했다. 이건..최후의 수단으로 두고...) ..(주변 사람들을 살핀다.)

 

 

사람들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입구 주변에서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이러는 게 어딨냐며 불평을 토로하는 사람들,

 

어떻게든 들어가려 언쟁을 벌이는 사람들…

 

얼핏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당신과 비슷한 처지인 것 같군요.

 

...

 

이렇게 오피스 로맨스는 개뿔 전장에 입장조차 못하게 되는 건가요?!

 

이럴수는 없습니다.

 

.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예요.

 

허망함에 어떻게든 다른 길을 찾으려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당신을 유심히 보고 있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1:14PM어떤 사람: 혹시, 여기 직원 가족이나 지인분이세요?

 

1:15PM슌도 하루오:아 (곧바로 비즈니스적..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갤 가볍게 끄덕였다.) 네, 가족..인데. (헤실) ..여기 직원 분이세요?

 

 

1:16PM어떤 사람: 아, 저는 이 회의가 정식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일했던 회사의 청소부였어요. 본론부터 말하자면.. 그때부터 이 회사도 직원들도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저처럼 삽시간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많은데, 프로젝트 보안을 위한 목적보다는 외부인을 최대한 잘라내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이루어진 구조조정급의 실직이라, 출입증은 아직 인식이 되는 모양이에요. 가족이나 지인이라면 무언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출입증을 몰래 빌려주고 있습니다.

 

1:18PM슌도 하루오:..그래요? (조금..수상하단 눈초리로 흘겨보다 현재로선, 그다지 방법이 없으니 답지 않게 수긍한다.) 그럼 혹시, 저한테도..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1:19PM어떤 사람: 그럼요. (제 겉옷 주머니에서 출입증을 건네) 부디,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거든요.

 

1:20PM슌도 하루오:(순순히 출입증을 건네받고) 덕분에.. 한결 수월해졌네요. 고마워요. (가볍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역시 아직 로맨스의 신은 당신을 저버리지 않았군요!

 

기가 막힌 순간에 얻게 된 출입증이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점이 남아 있어요.

 

뻔뻔하게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기엔 아까 경호원에게 대놓고 얼굴을 인식시켜 버렸고,

 

몰래 들어가기엔 경비가 삼엄합니다.

 

...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는 당신의 시야에 아주 큰 간판이 선명히 빛나고 있습니다.

 

<코스튬 전문 가게>

 

...

 

당신은 생각합니다.

 

장르를 살짝, 바꿀 때가 되었다고.

 

스파이물도 썩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22PM슌도 하루오:(..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지만.. 그래도, 불쌍하고 가련한 내 애인이.. 잡혀있다는데, 못 할 것도 없지. 슬쩍 주위 눈치를 살피며 가게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코스튬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가지런히 줄지어 진열 되어있는 온갖 가발들과 의상들을 마주합니다.

 

확실히, 스타일 체인지를 하기엔 안성맞춤일 것 같군요.

 

 

변장or은밀행동or예술(미술,위조) 판정

 

1:23PM슌도 하루오: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대로 쥰페이를 마주쳐도 못 알아보고 지나칠 수준…

 

은 아니지만,

 

어쨌든 딱 한 번 본 사람을 속여넘길 정도는 될 거예요!

 

그럼 이제, 회사로 들어가볼까요?

 

1:24PM슌도 하루오:(만족스럽다.. 제 꼴이 우습기도 해 기념으로 셀카 한장도 남겨주고, 들어간다!)

 

아 귀엽다

 

.

 

.

 

.

 

...

 

드디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한 편의 대서사시의 결말이 머지 않은 것만 같아요!

 

… 라고 생각하자마자,

 

내부를 돌아다니는 직원들인 듯 무어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디든 우선 숨어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네요.

 

문이란 문은 죄다 잠겨있는 것 같고,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들켜버리는 건가 싶을 때,

 

당신의 팔을 강하게 잡아채는 힘이 느껴지고

 

어딘가로 들어가는 느낌과 동시에 가까워지던 사람들의 발소리가 스쳐지나갑니다.

 

 

1:26PM사원: 방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1:26PM사원2: 잘못 들었겠지.

 

그런 클리셰 가득한 대화를 나누면서.

 

그렇다면 당신을 숨겨준,

 

여전히 한 손으로 당신의 팔을 잡고 있는 이 사람 또한,

 

클리셰의 영향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겠죠.

 

고개를 돌리면,

 

1:26PM젠 쥰페이:하루오, 왜 여기 있어?

 

어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한 것 같기도 한 표정의 쥰페이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1:28PM슌도 하루오:..아! (가볍게 뒷 발을 들어, 가볍게 네 뺨에 입을 맞췄다. 이어 마냥 좋다는 듯 헤실 웃으며) 으음.. 그냥, 우리 얼굴보기 힘든 검사님 좀 만나러왔지. 기특하지 않아?(콕)

 

1:31PM젠 쥰페이:(미소를 지었다가 잠깐 제 몰골을 까먹고 있었는지 아차하며 제 얼굴을 급히 들고있던 파일들로 가린다.) 엄청.. 기특하긴 하네. 나 근데 지금 좀.. 꼴이 말이 아닌데. (..)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어떻게 들어왔어? (파일을 살짝 내려 눈만 보이게 하곤)

 

1:34PM슌도 하루오:(귀엽다.. 뚫러져라 널 바라보다) ..가끔 이런 것도 괜찮은데? 너가 뭘 해도.. 난 다 좋아. (여전히 실실 웃으며 가볍게 널 꼬옥 안고는) ..다 방법이 있지. 어쩌다가.. 출입증을 얻어서. (으쓱) ..지금도 많이 바빠?

 

1:37PM젠 쥰페이:나참.. (듣기 좋은지 손을 내려서 네 등에 팔을 둘러 마주안는다. 이마에 짧게 입맞춰주곤) 그거 참.. 신기한 일이네.. (가만히 듣더니) 응, 많이 바빠. 근데 이젠 네가 왔으니까 말이 좀 달라지지. (빵긋!) 목 안 말라? 차라도 타줄까?

 

1:40PM슌도 하루오:(헤헤헤..) 응, 여기..사원의 가족이나.. 지인이면 나눠주고 있다길래 받아왔지.우리 결혼 할 거니까.. 가족도 맞잖아? (당당..!)(네 어깨에 머릴 기대며) 응, 좋아. 너만 괜찮으면.. 일까지 도와주다 갈 수도 있어.(반쯤..진담)

 

1:43PM젠 쥰페이:그치, 곧 결혼할 거니까.. (네 머리 쓰다듬어주고) 일은 안 도와줘도 괜찮아. 기밀이라서. (너라면 정말 도와주고도 남을 것 같아 빙빙 둘러대 거절한다. 정말 기밀이긴 하니까..) 그럼, 탕비실로 가자. 여기서.. 그렇게 안 멀어. (네 손을 잡고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걸음을 뗀다.)

 

1:45PM슌도 하루오:그럼.. 갑질이나 하다 갈까? 일 좀 그만시키라고 왕창 깨줄게.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따라 네 손을 꼬옥 잡은 채 얌전히 발을 옮겨)

 

다행히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소란없이 탕비실로 왔습니다.

 

 

탕비실

 

여느 회사의 것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탕비실입니다.

 

커피 머신과 커피 포트, 쉴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그 옆에…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수상하기 그지 없는 <알 수 없는 기계>가 있습니다.

 

1:46PM젠 쥰페이:(소파를 눈짓하며) 앉아있을래? 차 타고 있을게.

 

1:47PM슌도 하루오:(저건..뭐지?) 응? ..응.. (얼떨떨하게.. 자리에 앉았다가.. 테이블을 살핀다.)

 

 

테이블

 

테이블보에 미처 다 지우지 못한 듯 흐릿한 잔얼룩이 남아있는 유리 테이블입니다.

 

언뜻 커피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군요.

 

 

관찰 판정

 

1:47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어째서..

 

1:48PM슌도 하루오:...

 

재판정.. 드릴까요?

 

1:48PM슌도 하루오:(다..다시 본다..)

 

 

관찰 재판정

 

1:48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판판한 테이블보의 한 곳만이 미묘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1:48PM슌도 하루오:...?(뭐지? 테이블 보를 들춰본다.)

 

테이블보 밑에 네모난 종이 카드가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흰 종이 카드에는 단 한 문장만이 쓰여져 있습니다.

 

1:49PM슌도 하루오:(카드를 들어 읽는다.)

 

 

「Lavender Me」

 

1:50PM슌도 하루오:(라벤더? .. 차 종류에 섞여있나? 고갤 갸웃이다.. 그 알 수 없는 기계장치를 살펴)

 

 

알 수 없는 기계

 

35cm 정도 되어보이는 높이의 청동으로 된 기계입니다.

 

겉면은 정교한 세공으로 덮여 있고,

 

위쪽에는 붉은 보석이 박혀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대체 무엇에 쓰이는 어떤 기계인지 도무지 모르겠군요.

 

 

관찰 판정

 

1:51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와

 

묘한 이질감과 거부감이 느껴지는 기계입니다.

 

이건 정말 우리가,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이 맞는 걸까요?

 

어째서 이런 게 쥰페이의 회사에 있는 거지?

 

 

1d3 판정

 

1:51PM슌도 하루오:

rolling 1d3

 

(

3

 

)

 

 

=

3

 

 

이성 -3 감소

 

… 어째 장르가 바뀌어도 단단히 바뀌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당신의 머리를 강타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는데, 평범한 오피스 로맨스마저도 즐길 수 없다니요!

 

하지만 이런 누가봐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온 몸으로 광고하고 있는 걸 그냥 넘어갈 수도 없습니다.

 

원래 스파이와 오피스와 로맨스의 조합은 완벽하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분명한 건, 여태껏 당신의 알콩달콩 데이트를 끊임없이 방해해온 것은

 

단순한 업무 과다 정도가 아닌 다른 '무언가' 혹은 '누군가'가 배후에 있다는 것.

 

때마침, 쥰페이가 차가 담긴 종이컵을 들고 하루오에게 다가옵니다.

 

1:53PM젠 쥰페이:녹차야. (네게 종이컵을 건네며) ..근데, 뭐해?

 

1:54PM슌도 하루오:(언 놈인지.. 걸리기만 해. 불끈 주먹을 쥐었다가) 응? ..아니, 그냥.. (얌전히 제게 내밀어진 종이컵을 받아들곤) ..쥰, 근데 이건.. 뭐 하는 기계야?

 

1:55PM젠 쥰페이:음? (알 수 없는 기계를 보더니) 아, 이거. 나도 잘은 모르는데.. 그 기밀 회의 시작한다고 할 때부터 설치한 거 같아. 어디로 쓰는지는 나도 잘 모르는데. (..) 요즘 일만 하고 살았더니 주변 살피는거에 신경을 안 써서. 근데 왜?

 

1:56PM슌도 하루오:..아니 그냥. 회사에 왜.. 이런게 있을까? 싶어서. (빠안.. 바빠진 시기랑도 겹치는데..) ..(젠쥰 뉸치보다.. 슬쩍 기계를 주먹으로 가볍게 때려본다.)

 

주먹만 아픕니다.

 

1:57PM젠 쥰페이:뭐야, 왜 그래. 원수졌어? (당황한 얼굴로 슌도 손 끌어와서 다쳤나 살피며)

 

1:58PM슌도 하루오:..나 주먹 부러진 거 같아. (뻥..) ..음, 얄미워서..? 그 놈의 기밀 회의 때문에 너랑 자주 못 봐서.. 속상했단 말야. 이해는 하지만.. (콕콕)

 

2:02PM젠 쥰페이:뭐? (피곤해서 제대로된 판단이 안 서는 것 같다. 진짠 줄 알고 놀란눈 했다가 이어지는 말에 아, 하며) ..놀랬잖아. (..) 근데 나도 회사가 좀.. 뭐라고 해야하지. 예전 분위기는 아니야. 사건같은건 재쳐두고 다른 거에만 집중한단 말이지. 내가 검사인지.. 회사원인지 모를정도로. 동료들이나.. 선배들도 이상하고.

 

2:04PM슌도 하루오:..응, 너 잠 좀 깨라고 한 소리야. (네 눈가를 꾹꾹 문지르며 말했다. 이어지는 네 말에 잠시 입을 달싹이며 눈을 내리 깔았다가) ..으음, 응..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구조조정 하는 것 마냥 사람들도 우르르 잘렸다며? ...이러다 너까지 이상해질까봐.. 무섭네. (데록..) ..있지, 일 그만둬도.. 나 너 열 명쯤은 먹여 살릴 수 있는데.. (..진심이다!)

 

2:09PM젠 쥰페이:(솔깃..) 어쩐지 요즘 퇴사가 하고 싶더라. (반쯤 진담..) 근데 나는 내 일이 좋아. 물론.. 나까지 이상해지면 좀 그렇긴 한데. (눈 느릿하게 꿈뻑이며 너 빤히 보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수상해. (곰곰..) 하루, 일 도와주는 거 말고 다른 거 도와줄 수 있어? 요새 이상한 행동을 하던 직원들이 자주 모여서 무언가를 말하곤 했거든. 거길 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답답했는데 마침 너도 왔으니까.. 역시 조금 그런가?

 

2:11PM슌도 하루오:응, 뭣하면.. 우리 회사로 지원해도 괜찮아. 내가.. 다이렉트로 낙하산 꽂아줄게.(농담인지 진담인지, 모호한 투로 방굿 웃어보이더니) ..조금 그렇긴 무슨. 당연히.. 도와줄건데? ..감히 남의 애인..직장에 이상한 수작질이나 하고.. 절대 가만 두고 못 봐.

 

2:14PM젠 쥰페이: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한층 안색이 나아진 얼굴로 옅게 미소 지으며) 자주 모였던 곳이.. 1층의 비서실이랑, 4층에 있는 휴게실, 그리고.. 3층 자료실정도 였던 거 같아.

 

2:15PM슌도 하루오:..많이들 모여있네.. (곰곰..) 응, 그럼.. 1층부터.. 차례대로 가볼래? 나.. 깽판도 제법 잘 치는데 말야. (헤실)

 

2:17PM젠 쥰페이:(작게 웃곤) 난 깽판 못 치거든요? (네 볼 살짝 꼬집으며) 깽판 칠 필요는 없고.. 그냥 간단하게 둘러보는 정도? 너무 소란스러우면 잡혀갈지도 모르잖아. (극단적..) 1층부터 가보자.

 

2:18PM슌도 하루오:..나 돈 많아. (역시.. 진담과 농담의 어딘가 쯤..의 투로) ..알았어. 그럼.. 가자. (그대로 너와 손 깍지를 끼며 자리를 옮긴다.)

 

절대 손 먼저 나가면 안 되고 뭐 하나 섣불리 건드려도 안 되고

 

함부로 휘젓고 다녀도 안 된다는 둥,

 

영양가 없는 잔소리는 살짝 뒤로 하고,

 

회사를 한 번 누비고 다녀 볼까요?

 

.

 

.

 

.

 

...

 

1층의 탕비실 옆에 위치한 회사 통합 비서실입니다.

 

단정하게 정돈 되어있는 <사무 책상>과 그 옆에 자리한 <협탁>, 그리고 <금고>가 보입니다.

 

2:20PM슌도 하루오:(사무 책상을 먼저 살핀다.)

 

 

사무책상

 

비서실 답게 책상 위조차 어지러이 두지 않겠다는 철저함이 돋보일 정도로 깔끔한 책상입니다.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야…

 

이 결벽적인 깔끔함이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요.

 

 

관찰 판정

 

2:20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시나, 지나친 건 뭐든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합니다.

 

책상 한 쪽에 쌓인 종이들 중 유난히 글씨가 난잡하고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애초에 언어이기는 한 건지 당최 알아볼 수 없는 이상한 문자열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 유일하게 알아볼 수 있는 문장은 단 하나,

 

핸드아웃 참고

 

 

이어서, 지능 판정

 

2:22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숙주? 그게 뭐죠?

 

신종 갑질일까요?

 

검찰청에서 이래도 되는건지..

 

의문만 듭니다.

 

2:23PM슌도 하루오:..(고갤 기울이며 종이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쥰페이에게..넘긴다.) ..쥰.. 너희 검찰청, 그렇다는데? ..

 

2:25PM젠 쥰페이:(종이를 보곤 이해를 못 했는지 몇 번이나 문장을 읽어보더니) ..뭐라는거야. 나머지 15%중 하나가 난가? (눈 가늘게 뜨고 고개를 슬 기울였다가) 아무튼.. 뭐 다른 건 없었어?

 

2:26PM슌도 하루오:으음.. 이거랑.. 이상한 글씨가 잔뜩.. 써있는건 봤는데, 못 알아보겠어서 딱히.. (말 끝을 흐리다 협탁을 살핀다.)

 

 

협탁

 

화분 하나와 전화기가 놓여 있는 목재 협탁입니다.

 

역시나 깔끔하군요.

 

 

관찰 판정

 

2:27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세히 보니 전화기의 숫자 버튼 중 0, 1, 2, 5

 

네 개만이 묘하게 색이 달라 보입니다.

 

수화기에는 「음성안내용 전화기」라는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2:27PM슌도 하루오:(이게.. 금고 비밀번호려나? 한번 수화기를 들어본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립니다.

 

2:28PM슌도 하루오:(0,1,2,5도.. 입력해본다.)

 

번호를 누르자 수화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한 번에 눌러서일까요?

 

목소리가 섞여서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2:29PM슌도 하루오:(그럼.. 태연하게 바로.. 끊었다가 0부터 다시 입력한다.)

 

 

2:29PM음성 안내 목소리: 충분한 숙주의 확보 및 탐사 완료. 귀환 요청 시 철수 후 숙주의 정신을 되돌려놓을 예정.

 

2:29PM슌도 하루오:...? (1을..누른다.)

 

 

2:29PM음성 안내 목소리: 정체 발각/그 외 기타 비상 사태 발생. 비상 요청 시 지원 파견 예정.

 

2:30PM슌도 하루오:(2도 꾹..)

 

 

2:30PM음성 안내 목소리: 임무 상황 및 성과 부진. 이전 시간대로 되돌아가 임무 재시도 예정.

 

2:30PM슌도 하루오:(마지막.. 5번)

 

 

2:30PM음성 안내 목소리: 코드 입력 오류. 단 1회에 한하여 코드 재입력 가능.

 

핸드아웃 참고

 

2:31PM젠 쥰페이:(옆에서 같이 수화기 내용을 들었는지 인상을 팍 쓴다.) ..아무래도 취업을 잘못한 거 같아. (..)

 

2:32PM슌도 하루오:... 블랙기업 아냐? 역시.. 지금이라도 사직서 쓰고 올래? (같이 인상 팍..쓰며, 뭐 이딴게 다 있담.. 수화기를 내려두고, 금고를 살핀다.)

 

 

금고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크기인 작은 금고입니다.

 

다이얼을 돌려 네 자리 숫자를 맞추는 형식의 잠금이 걸려 있네요.

 

 

관찰or은밀행동 판정

 

2:33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

 

2:33PM슌도 하루오:...

.... 쥰이 해주면 안 돼? (슬쩍..떠넘기기)

 

쥰페이에게 맡겨봅시다.

 

 

젠 쥰페이, 관찰or은밀행동 판정

 

2:34PM젠 쥰페이: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역시 사랑하면 닮네요

 

2:34PM슌도 하루오:(...)

..내가 진자 널 많이 사랑하긴 하나봐.. 이런 것도 닮고. (꽁) ..(은밀로.. 다시 해볼 수 있나?)

 

가능합니다

 

2:35PM슌도 하루오:(그럼..은밀로 다시..확인해봅니다.)

 

 

은밀행동 판정

 

2:35PM슌도 하루오: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이런..

 

2:35PM슌도 하루오:..

 

GO 젠 쥰페이

 

 

은밀행동 판정

 

2:36PM젠 쥰페이: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너 좀도둑이야?

 

2:36PM슌도 하루오:쥰은 천재야. (볼에 왕창 뽀뽀하며..)

 

2:37PM젠 쥰페이:(뿌듯한 표정으로 뽀뽀 받으며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여기 뭐가 써있어. (금고 옆면에서 작게 쓰여진 글자를 가리킨다.)

 

 

「귀환→재연락 요망→임무 실패→비상」

 

2:38PM슌도 하루오:(그럼.. 0.5.2.1이겠네. 차례대로 금고의 다이얼을 돌린다.)

 

금고를 열면,

 

안에는 <제 4자료실> 이라는 태그가 붙어있는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2:39PM젠 쥰페이:(실망한 표정으로 열쇠를 꺼낸다.) ..나는 또, 다른게 있을 줄 알았어. (이와중에.....)

 

2:40PM슌도 하루오:.... 돈 있으면 가져가려 했어? ... 나, 남편의 도벽까지 못 본하긴 힘들 거 같은데... (으쓱)

 

2:40PM젠 쥰페이:..설마. (어색하게 눈을 피하며) 그럼, 이제 다른곳으로 가자. 누가 오면 어떡해.

 

이때, 젠 쥰페이/슌도 하루오 행운 판정

 

2:41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45/22/9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2:41PM젠 쥰페이:

운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무탈하게 비서실에서 빠져나옵니다.

 

2:42PM슌도 하루오:(헤헤) ..음 자료실.. 3층이랬지? 열쇠도 얻었는데, 3층부터 갈까?

 

2:42PM젠 쥰페이:그래, 그러자. (너 따라 웃고는 3층으로 향한다.)

 

 

3층, 제 4자료실

 

3층은 통째로 자료실, 열람실 같은 곳으로만 이루어져있는 듯,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도서관에서 흔히 맡을 수 있을 법한

 

책 냄새와 간간히 들려오는 컴퓨터 타자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계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자료실은, 제 4자료실이군요.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에는 마치 큰 서가를 연상케 할 법한 여러 개의 거대한 <책장>들이 늘어서있습니다.

 

물씬 풍기는 책 냄새와 그 사이에 간간히 섞여든 잉크 냄새가 퍽 기분 좋습니다.

 

자료를 바로바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해놓은 듯한 <책상>이 보입니다.

 

2:44PM슌도 하루오:(향 좋다.. 조금 들뜬 발걸음으로 책장을 살핀다.)

 

 

책장

 

자료를 찾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겠습니다.

 

아무리 규칙에 의해 반듯이 정렬된 책장이라고는 해도,

 

이 방대한 자료를 골라내는 것만 해도 오래 걸릴 테니까요.

 

 

자료조사 판정

 

2:45PM슌도 하루오: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지만 당신의 직장 짬밥도 보통 수준은 아니죠!

 

열심히 책장을 뒤적거리던 당신은 자료들로만 가득한 책장에

 

어울리지 않는 [다이어리] 하나를 발견합니다.

 

2:45PM슌도 하루오:(..남의 일기를 엿보는..취미는 없지만, 슬쩍 펼쳐본다.)

 

 

다이어리

 

핸드아웃 참고

 

마지막 문장은 채 끝맺어지지 못하고 어지러이 휘갈겨져 있습니다.

 

2:47PM슌도 하루오:..(다이어리 봄.. 쥰페이 봄..) ... (조심스레 네 뺨을 꼬집었다가) ..넌 진짜 젠 쥰페이..맞지?

 

2:48PM젠 쥰페이:(아야.. 아픈지 미간 살짝 찌풀) 그럼 내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장난스레 얘기하며 웃곤)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누군가가 사람의 몸을 차지하고, 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게.

 

순간적으로,

 

어쩌면 쥰페이도 그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엄습합니다.

 

 

1d4 판정

 

2:49PM슌도 하루오:

rolling 1d4

 

(

1

 

)

 

 

=

1

 

 

이성 -1 감소

 

2:50PM슌도 하루오:설마, 그거 만큼 끔찍한 일은 없을 걸... (빤...) ..(일단은.. 다이어리에 써있는대로, 책상을 살핀다.)

 

 

이때, 젠 쥰페이/슌도 하루오 행운 판정

 

2:50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45/22/9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2:50PM젠 쥰페이:

운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2:50PM슌도 하루오:(아 )

 

아니

 

 

2:50PM사원: 저기서 방금 무슨 소리가 들렸어! 외부인 침입 아냐?

 

소리와 함께, 빠르게 이쪽으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금방이라도 들켜버릴 것 같은 상황에,

 

정신 없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숨어서 이런 저런 짓을 하는 사내 커플처럼 보이면… 알아서 퇴장해주지 않을까?

 

적당히, 직원들을 등지고 뽀뽀하는 시늉만 해도 당신의 얼굴은 보이지 않을 겁니다.

 

2:53PM슌도 하루오:...!! (진짜..이게 통할까?!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급하게나마 네 옷깃을 양 손으로 잡아당겨 네 목덜미쯤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있어.

 

2:53PM젠 쥰페이:(???? 황당한 얼굴로 시키는대로 얌전히... 있는다..)

 

직원들이 문을 벌컥 열고 들이닥칩니다.

 

곧 당황한 얼굴들로 문을 닫고 나가네요.

 

이게 되네..

 

2:55PM슌도 하루오:..(진짜 되네..) ...(가만히 널 올려다보곤 시선에 닿는 네 목가에, 가볍게 입 맞추다 헤실 웃었다.) 변질 된 사람들도.. 분위기 볼 줄은 아나봐. ..이제 정말 책상! (총총..책상보러 가요.)

 

상황파악 못 한 쥰페이를 뒤로하고

 

책상을 살핍니다,

 

 

책상

 

자료실 책상이 이렇게 더러워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온갖 낙서들로 가득한 책상입니다.

 

심지어 평범하게 그린 것도 아니고, 조각하듯 칼로 여러 선을 이어놓았군요.

 

마치 얼기설기 얽힌 미로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입니다.

 

 

관찰 판정

 

2:56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

 

...

 

Go 젠쥰

 

2:57PM젠 쥰페이: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이럴수가

 

재판정.. 드릴까요?

 

2:57PM슌도 하루오:...(눈 부비고 다시 살핍니다..)

 

 

관찰 재판정

 

2:57PM슌도 하루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책상의 양쪽 끝에 미로의 입구마냥 선이 시작되는 깊은 홈이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가 딱 들어갈 만한 크기군요.

 

2:58PM슌도 하루오:(이게..뭐람, 홈에 손가락을 한번..대봅니다.)

 

2:59PM젠 쥰페이:(너따라 반대편 홈에 손가락을 대본다.) 각각 해봐야할 거 같은데. 따라서 와볼래? 나도 따라서 가볼게.

 

2:59PM슌도 하루오:아, 응. 뭐라도 좀..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 (홈을 다라 주욱-손가락을 옮긴다.)

 

몇 번이나 손이 꼬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뻔했지만,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당신과 쥰페이의 손가락이 맞닿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양을 보면…

 

3:00PM젠 쥰페이:…이게 뭐야, 하트?

 

나직히 울리는 쥰페이의 말대로, 끝내 만들어진 건 하트 모양입니다.

 

이게 그 기계의 작동 문양이라니,

 

어째 취향이 좀…

 

뭐, 아무튼, 그렇다 치고!

 

이제 정말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3:02PM슌도 하루오:(사랑에 약하나.. 제법 귀여운 녀석이란.. 생각까지 해버린다. 그럼..) 남은건 4층인가?

 

3:02PM젠 쥰페이:응, 아마도. 그럼.. 휴게실로 가볼까? (네 손 꼬옥 잡으며)

 

3:03PM슌도 하루오:(꼬옥..) ..응 좋아해. (의식의 흐름..아무 말이나 하며 척척 앞서 나간다.)

 

 

휴게실

 

4층으로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직원 휴게실입니다.

 

비치 되어있는 <디퓨저> 때문인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군요.

 

그래도 제대로 휴게실을 조성하긴 했는지 꽤 질 좋아보이는 <휴식용 침대>가 여러 개 있습니다.

 

3:05PM슌도 하루오:흐음.. (쥰.. 집에 못 오는 동안 저기서 잤을까.. 그런 상상이나 하며, 디퓨저를 살핀다.)

 

 

디퓨저

 

라벤더 향이 나는 디퓨저입니다.

 

일반적인 디퓨저 병에 비해 용액이 꽤 많이 들어 있군요.

 

 

지능 판정

 

3:05PM슌도 하루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까 탕비실에서 본 카드가 생각납니다.

 

아마.. 쥰페이가 가지고 있죠?

 

3:06PM슌도 하루오:(네 등을 콕 찌르곤) 쥰페이.. 아까 그 카드, 갖고 있어?

 

3:07PM젠 쥰페이:(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며) 이거.. (네게 건네) 라벤더 미.. 라고 적힌거 맞지?

 

3:08PM슌도 하루오:(건네받곤) 응. 마침.. 여기 디퓨저도 있길래. (...) ...종이에 부어볼까?..

 

3:09PM젠 쥰페이:아, 레몬 종이.. 그런건가. (중얼거리며 종이 위에 디퓨저를 열어 두 방울 떨어트려본다.)

 

단출한 영어 단어 하나만 쓰여 있던 카드의 뒷면에 스르르 글자가 떠오릅니다.

 

3:10PM슌도 하루오:(정말..정말 되네? 휘둥그레 해진 눈으로 카드와 널 번갈아보다..)(카드의 글씨를 살핀다.)

 

핸드아웃 참고

 

3:11PM슌도 하루오:(아까 그.. 전화기 번호네. 카드를 챙기고 휴식용 침대를 살핀다.)

 

 

휴식용 친대

 

베개에 뒤통수를 대기만 해도 천상의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은 재질의 침대로군요!

 

어라, 그런데 침대 한 구석에 얌전히 놓여있는 저건…

 

곰돌이 인형 같은데요?

 

이내 당신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빛처럼 빠르게 뻗어진 손이 인형을 잡아챕니다.

 

순식간에 지나가서 누구의 팔인지 보이지도 않았…

 

다고 해주고 싶어도,

 

지금 이곳에는 당신과 쥰페이밖에 없는 걸요.

 

3:12PM젠 쥰페이:별 거 없지? 여기서 자면.. 잠 잘 와. (말 돌리기..)

 

3:15PM슌도 하루오:.... (꾸욱.. 웃음을 참아봤지만, 계속해서 새어나오는 바람소리를 어쩌지도 못하고 피식거렸다.) 쥰.. 귀여워. 내가 없어서, 그런.. 인형이라도 안고 자는거야? (기분 좋은지 그대로..표정도 다 풀려선, 마구 히죽거린다. 슬쩍 네 허릴감싸 꼬옥 안아주기도 하고..) ..귀여워.. 오늘은.. 집 들어오면 이러고 자는거다? (헤실..헤실..)

 

3:17PM젠 쥰페이:(무언가 들킨 기분에 부끄러운지 귓가가 조금 붉어진다. 네 어깨에 팔을 둘러 마주 안고는 아무말없이 침음을 짧게 흘린다.) (끙..) 오랜만에 너 안고 자는거네. 빨리 집이나 가고싶어.. (한숨 푹 쉬며 난감하단 표정 지었다가 헤실거리는 네 뺨에 짧게 입 맞춘다.)

 

 

이때, 젠 쥰페이/슌도 하루오 행운 판정

 

3:18PM슌도 하루오:

운

기준치:	45/22/9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3:18PM젠 쥰페이:

운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3:18PM사원: 기다려봐, 지금 가는 중이니까,

 

누군가와 통화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던 당신의 시야에, 휴식용인 듯 한 구석에 자리한 침대가 보입니다.

 

아주 넓고 이불도 두꺼워 두 사람이 딱 붙어 숨으면 어느 정도 티가 안 날 것 같은 침대가.

 

물론 숨결이 닿을 만큼 아주아주 찰싹 달라붙어 있어야겠지만요.

 

3:20PM슌도 하루오:(..이런건 퇴근 후에 시켜주려 했는데..!! 다급히 네 팔을 잡아 침대로 끌어당기곤 머리 끝까지 이불을 둘러 덮는다. 그대로 정말.. 가깝게 찰싹 붙어 널 가만 끌어안고) ..쉿!

 

곧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적막속에는 통화 소리만이 가득 채워집니다.

 

대충.. 싸우는 내용이네요.

 

사랑 싸움이에요.

 

이런걸 엿들어도 되나? 싶을 찰나에,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3:22PM젠 쥰페이:....뭐한거야? (이제 말 해도 되겠지 싶어 놀란눈으로 꿈뻑이며 너를 빤히 본다.) 설마 숨은거였어? (..)

 

3:23PM슌도 하루오:..일단은? (그대로 네 가슴팍에 두어번 얼굴을 부비며 만족스럽단 듯 짧은 웃음 소릴 내더니) ..아, 검찰청이.. 이렇게 허술해도 돼? (피식..)

 

3:27PM젠 쥰페이:(네 허리를 감싸안고 웃음을 옅게 흘린다. 네 머리 가만 쓰다듬어주더니) 내가 그래서 허술하잖아. (..) 여기서 쉬는것도 좋지만.. 집에서 이러고 있자. (너를 껴안고 그대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불을 걷어낸다.)

 

3:28PM슌도 하루오:으음..직장이랑, 정말 잘 맞네. 몰래 빼가기도 어렵겠어.. (부러 가벼운 농조로 웃으며 너를 따라 몸을 일으키곤) ..이제 그 탕비실로.. 가볼까? 그 기계만.. 어떻게 하면 된 다니까.

 

3:31PM젠 쥰페이:의외로 천직이라니까. (너 따라 농조로 얘기를 하며 침대에서 완전히 일어나며 네게 잡고 일어서라는 듯 손을 뻗는다.) 그래, 그것만 하면 완전 끝이야. 얼른 가자.

 

3:32PM슌도 하루오:(귀엽다.. 얌전히 네 손을 맞잡으며 몸을 일으킨다. 아예..팔짱까지 꼬옥 껴버리곤) 응, 정말.. 간만에 집에 가겠네? (헤헤.. 조금 빠른 걸음으로 자릴 뜬다.)

 

이제 정말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그 이상한 기계로 돌아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만 한다면요!

 

.

 

.

 

.

 

ㅡ

 

여느 회사의 것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탕비실입니다.

 

커피 머신과 커피 포트, 쉴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그 옆에…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자 최종 보스, <알 수 없는 기계>가 있습니다.

 

여러 문양들이 있습니다.

 

직사각형, 구, 정사각형, 별, 하트 등등..

 

3:35PM슌도 하루오:(하트..랬지? 하트를 꾹 누른다.)

 

수많은 문양들 중 하트를 찾아 누르자,

 

기계가 묵직한 진동음을 내며 위 쪽에 있는 보석에서 붉은 빛이 퍼져나갑니다.

 

곧 홀로그램 같은 화면이 뜨더니,

 

그 위로 초록색, 빨간색, 파란색, 흰색의 버튼 네 개가 투영됩니다.

 

직감적으로, 지금 이 선택이 마지막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당신은, 어떤 색의 버튼을 누를 건가요?

 

3:37PM슌도 하루오:..(고민..) 귀환이.. 0번이었으니까.. (제 턱을 문지르며 버튼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녹색버튼을 누른다.)

 

.

 

.

 

.

 

...

 

ㅡ

 

초록색 버튼을 누르자,

 

홀로그램 화면을 차지하고 있던 버튼들이 사라지고 CODE 0라는 글자가 눈앞을 가득 채웁니다.

 

일순간 회사 건물 전체가 미약한 지진이라도 난 것 마냥 부르르 흔들리더니,

 

다시 기계의 전원이 툭 꺼집니다.

 

무슨 변화가 있는 거지? 하고 생각한 순간,

 

 

3:38PM사원: 으악 이게 뭐야! 파일을 다 날렸잖아!

 

 

3:38PM사원2: 어? 제가 왜 여기 있어요?

 

순식간에 온갖 비명들과 혼란스러움으로 바깥이 잔뜩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에게 빙의해 멋대로 몸을 빼앗았던 녀석들이 회사 업무까지 착실히 해주었을 리는 없을 테니,

 

그동안 몸을 빼앗겼던 사람들이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그 뒷감당은 고스란히 그들의 몫이겠죠.

 

그 말은 뭐다?

 

여태껏 착실하게 업무에 치여왔던 쥰페이가 드디어 해방되는 순간이라는 겁니다.

 

 

3:39PM사원: 미친! 마감 기한을 일주일이나 넘겼잖아! 아악 말도 안 돼 내 외장하드!

 

바깥에서 울리는 고통에 찬 절망들을 BGM 삼아 당신들은 유유히 회사를 빠져나갑니다.

 

비록 100% 완벽하고 완전한 오피스 로맨스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편의 오피스 로맨스물을 찍었으니,

 

다음 편을 찍으러 가야겠죠.

 

어쨌든, 당신은 멋지게 쥰페이를 구해냈습니다!

 

다음은 …

 

 

하우스 로맨스가 필요해!

 

 

Happy Ending

 

하루오/쥰페이 생환

 

ㅡ